“소방관 순직하면 10억 로또” SNS 글에 현직 소방관 “긁으면 100%” 맞장구, 왜?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수정 2026-10-22 13:58
입력 2026-10-22 13:58

“전국 소방관들이 조의금, 가족에겐 로또”
네티즌 황당 글에 “순직 조롱하나” 뭇매
현직 소방관 “뜨거운 불에 뛰어들 용기”

19일 오전 경기 부천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故김진석 소방위 영결식이 진행되고 있다. 동료 소방대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10.19 도준석 전문기자


지난 16일 경기 부천시에서 발생한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숨진 고(故) 김진석 소방위에 대한 애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소방관의 순직에 대해 황당한 주장을 펴는 네티즌들을 향해 현직 소방관이 일침을 가했다.

현직 소방관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백경(필명)은 최근 자신의 SNS에 “누군가 ‘소방관이 순직하면 가족은 로또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네티즌 A씨가 김 소방위의 순직 당시 SNS ‘스레드’에 올린 글을 언급한 것이다. A씨는 “저렇게 죽으면 전국 소방(공무원)이 n빵(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은다는 뜻)해서 10억 만들어서 유가족을 준다”며 “어떤 직업의 순직도 소방보다 돈을 못 받는다. 소방관의 순직은 가족에게 로또다”라고 주장했다.

순직 소방관 유족에게 전달되는 소방공무원들의 조의금이 ‘로또’라는 A씨의 글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박제’됐고, 네티즌들로부터 “소방관의 순직을 조롱하나”,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돈으로 환산하나”라는 질타를 받았다.

애도 물결 속 SNS엔 눈살 찌푸리게 하는 글도백경은 A씨가 주장한 ‘10억원 로또’에 대해 “공무원이 평생 일해도 모을 수 없는 큰돈”이라며 “지방에 아파트 한 채는 얻을 수 있고, 남은 건 아이들 대학 교육까지 시킬 정도는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끼린 죽어도 꼭 불 끄다 죽어야 한다는 말을 농담처럼 한다”면서도, 이는 농담이 아닌 주문이라고 설명했다. “불을 끄다 죽으면 내 가족은 걱정 없으니까, ‘뜨거워도 들어가지. 죽어도 불 끄다 죽어야지’라며 용기를 내게 만드는 주문”이라는 설명했다.

백경은 A씨를 향해 “당신 말처럼 우리는 긁으면 100퍼센트 당첨되는 로또”라며 “덕분에 없던 용기를 쥐어짜서 현장에 뛰어들 수 있다. ‘죽어도 불 끄다 죽어야지’ 주문을 왼다”고 되뇌었다.

현직 소방관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백경(필명)은 지난 16일 경기 부천시에서 발생한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숨진 고(故) 김진석 소방위를 애도하며 근무복에 근조 리본을 달았다. 자료 : 작가 백경 스레드


백경은 두 자녀를 둔 10년 차 소방관이자 작가다. 소방관으로서 매일 화재와 죽음을 마주하며 떠오른 단상을 엑스에 꾸준히 공유해왔고, 글을 묶은 에세이집 ‘당신이 더 귀하다’(다산북스)를 지난 1월 출간했다.

그는 지난 19일에는 동료의 순직을 마주한 먹먹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부천 공장 화재 뒤 출근해 책상 위에 놓여 있던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한 해만 제외하고 해마다 꼬박꼬박 리본을 가슴을 달았다”면서 “처음엔 요령이 없어 삐뚤빼뚤 달았는데, 이제는 한 번에 똑바로 달 수 있다. 그 익숙함이 슬프다”라며 동료의 순직이 익숙해지는 현실을 애통해했다.

“10억 로또라니, 가족 걱정없이 불길 뛰어들 수 있어”앞서 지난 16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의 한 도장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김 소방위가 순직하고 다른 40대 소방대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김 소방위는 전날 24시간 근무를 마친 뒤 오전 9시 퇴근을 불과 20여 분을 남겨두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다른 소방대원들과 함께 건물 3층에 진입해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면서 내부에 고립됐다.

김 소방위는 27분 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11년 차 소방관인 김 소방위는 아내와 어린 딸을 둔 가장이었다. 불과 2주 뒤 새 아파트로 이사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릴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리운 아빠, 출동” 지난 16일 경기도 부천의 한 도장업체 공장 화재 진화를 위해 출동했다가 유명을 달리한 김진석 소방위의 딸이 아버지에게 쓴 편지.
송영길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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