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찾으려다 인간성 잃었다… DC의 괴물 잔혹사 [영화 리뷰]

김기중 기자
수정 2026-10-22 00:42
입력 2026-10-22 00:42
‘클레이페이스’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한순간의 실수로 최고의 자리에서 밑바닥으로 추락해버린 남자. 믿었던 이들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큰 분노에 휩싸이고, 분노는 급기야 그의 인간성마저 집어삼킨다. 21일 개봉한 영화 ‘클레이페이스’는 얼굴 훼손을 소재로 삼아 괴물의 탄생 과정을 그려낸다.
영화는 고담시에서 활동 중인 영화배우 맷 헤이건(톰 리스 해리스)이 참혹한 일을 겪으면서 시작한다. 헤이건은 클럽에서 만난 범죄조직 두목 마르코스 자보(다비드 덴칙)의 애인과 하룻밤을 보내고, 이를 알게 된 자보에게 얼굴을 잔혹하게 훼손당한다. 여러 차례 큰 수술에도 얼굴은 복구되지 않는다. 헤이건은 과학자 케이틀린 코르(나오미 애키) 박사를 찾아가 효과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나노셀을 얼굴에 주입한다.
기적처럼 본래의 얼굴을 되찾지만, 헤이건의 내면에 억눌려 있던 분노와 복수심이 커질수록 얼굴이 기괴하게 무너져 내리는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영화는 긴장감을 유발한다. 참혹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부작용은 빈번해지고, 헤이건은 급기야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른다.
‘클레이페이스’는 슈퍼맨과 배트맨 등으로 유명한 미국 만화 출판사 ‘DC 코믹스’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DC 유니버스’ 영화다. 한순간의 실수나 사고로 모든 것을 잃고 괴물이 되어버리는 인물은 DC 유니버스의 단골 소재다. ‘다크 나이트’(2008)에서 배트맨과 맞선 ‘투페이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괴물로 변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영화 ‘조커’(2019)를 떠올릴 수 있다. 잃어버린 자신의 얼굴을 되찾으려는 간절함은 괴물이 된 뒤 얻은 감당치 못할 큰 힘과 맞물려 왜곡되고, 헤이건은 결국 무자비한 살인마가 되어 버린다.
흘러내리는 얼굴 표현과 수시로 바뀌는 얼굴 등 볼거리가 상당하다. DC 유니버스 영화 최초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범죄 조직이 헤이건 얼굴을 해하는 장면이나 적나라한 얼굴 복구 수술, 요동치는 비행기에서 쪽가위로 들러붙은 눈을 떼는 장면 등은 눈을 찌푸리게 만든다.
김기중 기자
2026-10-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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