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확인한다더니”…노인일자리 앱 약관엔 ‘근무 중 실시간 위치 확인’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수정 2026-10-21 18:10
입력 2026-10-21 18:10

복지위 與 허종식, 노인일자리 앱 문제 지적
개인정보 영향평가·외부 보안성 검토 없어
복지부 공문 전 82% 도입 “전면 점검해야”

지난 2020년 서울의 한 구청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박람회에서 취업을 원하는 어르신이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서울신문DB


노인일자리 참여 어르신의 근태를 관리하겠다며 도입된 위성항법장치(GPS)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개인정보 영향평가나 외부 보안성 검토 없이 운영되는 것으로 21일 나타났다. 앱 이용약관에는 근무 중 위치 좌표나 이동 경로를 확인·기록하는 조항과 함께 회원 정보를 광고·실버산업 통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조항도 담겨 있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10개 수행기관·45개 사업에서 노인일자리 참여 어르신 2285명(9월 기준)이 위치 기반 근태 관리를 받고 있었다.


한 업체의 위치기반서비스 이용 약관을 확인한 결과 ‘근무 중 실시간 위치 확인 서비스’ 항목이 있어 근무시간 중 위치 좌표나 이동 경로를 확인·기록하도록 했다. 사진 속 위치 메타데이터도 수집 항목에 포함됐다.

개발원은 ‘민간기업은 개인정보 영향평가 의무 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영향평가를 생략했다. 보안성 검토도 외부 전문기관 검증 없이 민간업체 자체 점검으로 이뤄졌다. 동의서에 개인정보보호법상 의무인 ‘동의 거부권’과 ‘거부 시 불이익’ 안내가 빠져 있는 곳도 있었고 위치정보 보관 기간도 업체마다 제각각이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시·도에 ‘노인일자리 활동관리 프로그램 운영안내’ 공문을 보내 정식 시스템 구축 시 개인정보·GPS 위치정보 규제 검토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다만 시범운영 단계의 법령 점검은 운영업체가 일괄 담당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전체 45개 사업 중 82%(37개 사업)는 복지부 공문 발송보다 앞서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었다.



허종식 의원은 ”출·퇴근을 확인하겠다며 어르신들의 동선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 정보 보호는 민간업체 자체 점검에만 떠넘겼다“며 ”복지부와 개발원은 시범사업 전반을 전면 점검하고, 정보시스템 구축 전에 철저한 영향평가와 위치정보 처리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헌주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