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 다보스포럼서 강조…“핵심광물 공급망, 가격 넘어 국가안보 차원 접근해야”

정연호 기자
정연호 기자
수정 2026-10-21 15:57
입력 2026-10-21 15:57
기자회견문 낭독하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시 단순한 비용과 가격을 넘어 지정학적 요인과 국가 안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과 전동화 등 첨단 산업 확산으로 핵심광물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특정 국가에 집중된 정제·가공 구조가 글로벌 공급망의 주요 리스크로 떠올랐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은 최근 공개된 WEF 인터뷰 영상에서 “비용과 가격만 다루던 과거의 시스템은 이제 확실히 끝났다”며 “앞으로는 공급망 형성 과정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가 안보적 측면을 더욱 유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효율성에 기반했던 기존 자원 확보 방식에서 벗어나 안보 차원의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짚은 것이다.


특히 핵심광물 확보 경쟁의 패러다임이 단순 채굴에서 정제·가공 역량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 회장은 “AI와 전동화 등 향후 5~10년간 세계 경제를 이끌 변화를 감안할 때 핵심광물은 절대적인 필수 요소”라며 “원료 가공 및 정제 단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으로 특정국에 집중된 정제 구조가 공급망 불안을 어떻게 야기하는지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자원 수급을 위해서는 광산 개발뿐만 아니라 고도화된 정제·가공 인프라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서 추진 중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의 전략적 가치도 함께 부각됐다. 최 회장은 “테네시주 시설에서는 13종의 금속을 생산할 예정이며 이 중 11종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지정한 핵심광물에 해당한다”고 언급했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 등과 협력해 해당 거점에 통합 비철금속 제련·가공 인프라를 구축하고, 갈륨·게르마늄·인듐·안티모니 등 반도체·AI·방산·전기차용 전략 광물을 다각도로 생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 회장은 “모든 국가나 지역이 자체 관할 구역 내에 이 같은 가공 시설을 전면 확보할 수는 없다”며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을 위한 국가 간 동맹 및 글로벌 협력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한편, 최 회장은 최근 주주 서한을 통해서도 고려아연의 독보적인 제련 기술력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구상을 재확인했다. 온산제련소에서 생산하는 금속·소재 및 부산물은 지난 20년간 12종에서 현재 20여 종으로 확대됐다. 최 회장은 “주력 금속만 회수하고 나머지는 폐기하는 일반적인 제련 기업들과 달리 고려아연은 52년간 잔재물에서 회수·정제 가능성을 찾아 제품화하며 주기율표 전반에서 가치를 창출해 왔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이러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 20여 종 수준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향후 5년 내 30여 종으로 대폭 늘린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치밀한 계획과 기술 혁신, 구조적 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시장 사이클을 견뎌냈다”며 “향후 성장 국면에서도 주기율표 전반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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