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소청 출범 후 경찰 송치 건수 60% 넘게 급감…사건 적체·처리 지연 현실화

서진솔 기자
서진솔 기자
수정 2026-10-20 17:21
입력 2026-10-20 17:21
지난 2일 출범한 서울 서초구 공소청 전경. 연합뉴스


공소청 출범 후 경찰의 송치 사건 수가 60% 이상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수사를 온전히 책임지게 된 경찰이 1차 수사에 공을 들이면서 사건 처리가 지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 관리 미제가 480만건이 넘고, 검찰 미제도 18만건에 달하는 가운데 사건 적체에 따른 처리 지연 문제가 현실화한 모양새다.

20일 서울신문이 공소청으로부터 받은 ‘월별 사건 처리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경찰의 송치 사건은 1만 1248건이다. 한 달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2만 8000건으로 7월(8만 318건), 8월(7만 4122건), 9월(6만 8290건) 등 직전 3개월 평균인 약 7만 4000건과 비교해 약 38% 수준이다. 같은 기간 공소청의 기소 사건은 4897건, 불기소는 2505건으로 또한 지난달 각 3만 1293건, 1만 5367건이었던 수치의 절반 이하였다.


문제는 지난 6월 기준 경찰의 관리 미제 사건이 480만 6058건에 달한다는 점이다. 사건 처리 지연 문제는 꾸준히 지적됐는데 지난 2일 형사사법체계가 개편되면서 미제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건 처리가 늦어지는 이유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박탈되면서 신설된 법 조항이 꼽힌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경찰은 공소청 검사로부터 요구받은 보완수사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직무 배제 또는 징계 조치에 처해질 수 있고, 보완수사가 미흡할 시 담당 사건이 검사 직권에 따라 중수청 등 다른 기관에 넘어갈 수도 있다. 한 부장검사는 “보완수사 요구를 받으면 실시간 통계로 잡히는 만큼 경찰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과도기가 길어지면 연말엔 형사사법 체계가 마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의 자구책과 기관 간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형사소송법학회장을 맡고 있는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풍부한 경험을 갖춘 수사관에게 각 수사팀의 업무를 지도하는 역할을 맡기고 신속, 정확한 사건 처리에 대한 인사 보상책도 마련해야 한다”며 “공소청, 중수청, 경찰이 머리를 맞대고 보완수사 관련 절차를 만들어야 불필요한 지연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건 처리 기한에 강제력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형소법엔 경찰이 고소, 고발 접수 후 3개월 안에 송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현행법 규정은 권고 수준이라 실무적으로 의미가 없다”며 “사기 범죄 같은 경우 피해 보전도 받지 못하고 사건 처리에 2~3년씩 걸리는 실정”이라고 했다.

서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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