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손상 넘어 일상까지 위협하는 ‘지도모양위축’

이병문 기자
수정 2026-10-20 15:12
입력 2026-10-20 15:12

김안과병원 공동연구팀, 환자 삶의 질 분석…이동·일상활동 제약 확인
금연 등 적극적 관리 필수…최근 진행 억제제 국내 허가로 새 희망 열려

지도모양위축 환자의 안저 사진. 황반 부위에 경계가 비교적 뚜렷하고 불규칙한 형태의 위축 병변이 관찰된다. 출처=김안과병원.
노인성 황반변성의 진행된 형태인 ‘지도모양위축(Geographic Atrophy, GA)’이 단순한 시력 저하에 그치지 않고, 이동과 외부 활동 등 환자의 일상생활 전반에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내에서도 지도모양위축의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제가 처음으로 허가받으며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열린 가운데,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적극적인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건양의료재단 김안과병원 김재휘·김예지 전문의는 성균관대 의과대학 공민귀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 1만 5,030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도모양위축 환자의 삶의 질 저하를 세밀하게 분석했다.


김안과병원 김재휘 전문의, 김예지 전문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공민귀 교수(왼쪽부터).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해당 조사 자료를 활용해 지도모양위축 환자의 삶의 질을 다각도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로, 대한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의 공식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JKMS)’에 게재되며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도모양위축은 노인성 황반변성의 후기 형태 중 하나로, 눈 안쪽 망막 세포가 서서히 손상되고 위축되면서 시력이 점차 저하되는 것이 특징이다. 질환이 진행될수록 시력 저하가 지속되며, 일부 환자에서는 심각한 시력 손실이나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전반적인 시기능이 떨어지면서 혼자서 이동하거나 외부 활동을 하는 등 기본적인 일상조차 제약을 받게 되고, 이는 결국 환자 본인과 가족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그동안 실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중증 난치질환으로는 ‘습성황반변성’이 잘 알려져 있었으며, 눈 안에 직접 약물을 주사하는 치료법이 널리 시행되어 왔다. 반면 지도모양위축 역시 실명 위험이 높은 후기 황반변성의 중요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대중과 의료계의 주목을 덜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를 중심으로 지도모양위축 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지고 국내 허가 소식까지 이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급증하고 관련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번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도모양위축 환자들은 특히 이동성과 일상 활동 영역에서 현저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삶의 질 평가에 참여한 지도모양위축 환자의 27.3%가 ‘이동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으며, 15.2%는 ‘일상적인 활동에 제약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또한 계단 오르기에 어려움을 겪는 비율은 61.5%에 달해 황반변성이 없는 일반인(40.1%)보다 현저히 높았으며, 이는 중증으로 분류되는 습성황반변성 환자(64.86%)와도 대등한 수치다.

건강 상태와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종합 측정하는 삶의 질 지수(EQ-5D) 평가에서도 지도모양위축 환자들의 어려움이 명확히 입증됐다. 지도모양위축 환자와 습성황반변성 환자 모두 일반인에 비해 삶의 질 수치가 눈에 띄게 낮게 나타났다.

의료진은 지도모양위축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망막 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금연, 정기적인 안과 검진, 영양 관리 등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함께 최근 국내에 도입된 진행 억제 치료제를 활용해 병의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다각적인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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