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전 똑같이 16안타… KIA 타선은 득점권에서 터졌다[박현진의 클리닝타임]

박현진 기자
수정 2026-10-20 00:02
입력 2026-10-20 00:02

KIA·LG 오늘 잠실서 준PO 3차전

“3연승” 끝내고 싶은 KIA

상하위 타선 적재적소 폭발 고무적
자신감도 강점… 케네디엔 애먹어
네일·전상현 아껴 삼성전 대비해야
“총력전” 다음은 없는 LG

3차전 카라스코, 시라카와에 우위
오스틴 받칠 거포 트리오 장타 필요
출루머신 홍창기 부진도 걱정거리
17일 전남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김도영이 8회말 2사에 2점 홈런을 친 뒤 카스트로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전남광주 연합뉴스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시즌답게 가을야구도 연일 매진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물론 KIA 타이거즈와 LG의 준플레이오프 등 최고의 흥행카드가 전면배치돼 더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승부 자체는 정규리그 상위팀이 하위팀을 압도하며 의외로 싱겁게 끝나는 모양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LG가 두산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KIA가 1차전 5-1, 2차전 6-3으로 LG를 집어삼켰다. 2차전까지 마친 19일 기준으로 KIA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77.8%나 된다.

KIA가 시리즈 초반을 완벽하게 장악한 첫 번째 원동력은 ‘타선의 빈틈없는 밸런스’에서 찾을 수 있다. 1, 2차전 총 안타수는 KIA와 LG 모두 16개씩으로 똑같다. 그런데도 LG 타선은 부진해 보이고 KIA 타선은 펑펑 터진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득점권 응집력과 타순의 연결성 때문이다.


LG는 박해민 홀로 이틀 연속 3안타를 때리며 분전했을 뿐 중심타선은 침묵했다. 반면 KIA는 첫날 김도영이 홈런 두 방으로 기선을 제압하며 펄펄 날았고, 2차전에서는 김도영이 숨을 고르는 사이 해럴드 카스트로와 나성범 등 중심타선, 거기다 리드오프 박재현과 하위타선인 한준수·하주석까지 적재적소에서 안타를 생산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전체 선수들이 안타 한두 개씩 치면서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는 부분이 3차전을 앞두고 고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두 번째 원동력은 시즌 중반부터 축적된 ‘압도적인 심리적 우위’를 꼽을 수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LG는 KIA에 7승 2패로 크게 앞섰다. 그러나 지난 6월 17일 맞대결에서 KIA가 5-4 역전승을 거둔 뒤 판도가 180도 뒤집혔다. KIA는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맞대결 7연승, 거기다 준플레이오프 1·2차전까지 9연승을 달리며 LG만 만나면 신바람을 내고 있다. 특히 10월 초 잠실 3연전 싹쓸이 승리와 지난 12일 시즌 최종전 승리는 KIA 선수들에게 무한한 자신감을 심어줬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LG로선 KIA에게 9연패를 당한 트라우마를 극복해야만 반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18일 2차전에서 3-6으로 패배한 LG 선수단이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전남광주 뉴시스




이제 시선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으로 쏠린다. 표면적 명성과 실제 상대 전적이 엇갈리는 ‘선발 매치업의 역설’이 이번 3차전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KIA는 아시아쿼터 시라카와 케이쇼를, LG는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이름값 자체는 카라스코가 시라카와를 압도한다.

메이저리그 통산 112승에 빛나는 카라스코는 시즌 6승 3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한 반면 시라카와는 4승 5패 평균자책점 4.75다. 그러나 카라스코는 올 시즌 KIA를 상대로는 1경기 4와 3분의1이닝 7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다. 시라카와 역시 LG전 2경기에서 두 차례 선발등판했지만 홈런만 4개를 내주며 평균자책점 7.71로 크게 흔들렸다. 두 투수 모두 정규시즌에 겪었던 상대적 약점을 누가 먼저 털어내느냐가 초반 흐름을 가를 열쇠다.

‘불펜 변수’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KIA 타선은 LG 선발진을 조기에 무너뜨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불펜진을 상대로는 고전했다. 특히 존 케네디에게 애를 먹었다. 워낙 낯선 스타일인 좌완 사이드암인 데다 2m가 넘는 장신이라 좌타자 입장에서는 공이 등 뒤에서 날아드는 느낌이 든다. KIA 라인업에 좌타자가 6명이나 포진한 만큼, 케네디를 얼마나 빨리 무너뜨리느냐가 KIA의 플레이오프 조기 진출 여부를 결정한다. 반대로 KIA는 뒷문을 지탱해 온 전상현이 1, 2차전 모두 멀티이닝을 던지며 투구 수가 누적된 상태다. 전상현에게 쏠리는 과부하를 덜어낼 대안을 찾는 것도 KIA에 남겨진 숙제다.

LG는 문정빈, 송찬의, 이재원 등 차세대 거포 트리오가 반격의 중심에 서야 한다. 김도영-카스트로-나성범으로 이어지는 KIA의 클린업과 비교해 보면 LG는 오스틴 딘의 뒤를 받칠 타자가 없다. 거포 트리오가 장타를 펑펑 터뜨리지 못한다면 박해민이 펄펄 날아도 아무 소용이 없다. ‘출루머신’ 홍창기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것도 걱정스럽다. 염경엽 LG 감독은 “홍창기가 출루해 상대를 뒤흔드는 것이 LG의 가장 이상적인 득점 루트”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3차전은 시리즈의 마침표냐, 반격의 서막이냐를 가르는 승부다. 준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먼저 잡은 팀이 3차전에서 3연승(스윕)으로 끝낼 확률은 22.2%(9차례 중 2차례)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9차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을 거둔 사례는 2008년 삼성 라이온즈와 2023년 NC 다이노스 두 차례뿐이다. 공교롭게도 2패 뒤 3연승을 거두는 ‘리버스 스윕’ 확률 역시 22.2%로 일치한다. 두산이 2010년과 2013년 두 차례 2연패 뒤 3연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LG 입장에선 벼랑 끝 승부라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 KIA는 3차전에서 승부를 끝내야 1차전 선발등판했던 제임스 네일을 아끼면서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불펜진, 특히 전상현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할 수 있어 시리즈 전체에 미칠 영향이 작지 않다.

박현진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2026-10-20 B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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