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전작권 방치할 상황 아냐”

김진아 기자
수정 2026-10-20 00:29
입력 2026-10-19 23:54

취임 500일… 깜짝 기자 차담회
임기 내 조기 환수 의지 재확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춘추관을 깜짝 방문해 출입기자들과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90분가량 차담을 진행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조기에 환수해야 하고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으며 한미 간 협의도 돌려받는 쪽으로 잘 협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조건 변화’를 언급했지만 임기 내 환수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또 개혁의 ‘속도 조절’을 거론하면서 국정 기조가 일부 수정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500일을 기념해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출입기자들과 깜짝 오찬 겸 차담회를 하고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과 계획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90여분간 이뤄진 차담회에서 전작권에 대해 “‘전환’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사실 이는 ‘환수’나 ‘환원’으로 표현해야 한다”며 “우리는 자주적 독립국가이며 국가로서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 전작권을 돌려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가의 위상이나 경제·문화·군사적으로도 전작권을 (미국에) 맡겨 놓고 방치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연히 스스로 감당해야 하고 충분히 스스로 감당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미측이) 충분히 작전할 수 있는지 확인한 다음에 넘겨주겠다는 건 고마운 일이긴 한데 우리 스스로 해야 할 일 아닌가 생각한다. 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정보기관 간 불협화음이 나온다는 지적에는 “100% 부모·형제처럼 사이좋은 부부처럼, 한 몸처럼 그런 상태라고 할 수는 없겠다. 당연히 이견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누가 뭘 잘못해서가 아니고 각자가 자기 국익을 지켜나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작은 이견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 독립된 자주적인 국가들이기에 현상에 대한 입장, 어떤 결론이 각자의 국익에 미치는 상황에 대한 이해관계가 달라서 얼마든지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다음 달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즈음해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제가 가진 정보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미 정보기관 불협화음

“100% 사이좋은 부부 관계는 아냐
국익 지키는 과정서 작은 이견 당연”
북미회담엔 “제가 가진 정보 없어”
임기 이후 추진해 온 각종 개혁 과제에 대해서는 어려운 과제들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집권 1년 4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대한민국 사회가 계획한 것 이상으로 많은 변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부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한다. 일리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하게 조정해 가면서 우리가 하기로 한 일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적절한 시점과 방법, 과정을 통해 해 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 성장에 집중하다 보니 분배와 양극화 등 국내 과제에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균형을 맞춰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방향 전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개혁 과정에서 불거진 여권 내 갈등 상황에 대해서도 입장을 털어놨다. 이 대통령은 “가장 큰 장애 요소는 저의 준비 부족과 과정 관리 부족이 (갈등의) 제일 큰 원인이 아니었을까 싶다”며 “개혁 과제를 수행해 나가는 데 일종의 과잉 자신감이었을 수 있겠다는 반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잘하려고 하고 있고 결국 좋게 변할 거니 ‘일단 견뎌 주세요’ 하는 생각이 강하지 않았나 한다”며 “뭔가를 잃게 되는 사람들에 대한 설득, 공감 능력, 위로 같은 것들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자성했다. 이 대통령은 “제일 큰 원인은 저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을 낮추는 발언도 했다.

최근 엑스(X) 게시 빈도가 높다는 지적에는 “만약 SNS(소셜미디어)가 없었다면 제가 있었겠나. 악의를 가진 포화를 견뎌낼 수 있었을까 싶다”며 “마지막 순간 본인을 살려줄 수 있는 숨구멍은 국민과의 숨구멍”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메시지 가운데 ‘구조적 다수’를 언급한 게 인위적 정계 개편을 의미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예전처럼 중정(중앙정보부) 동원해서 때리고 수사해서 ‘감방 가고 싶어요?’ 이렇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정계 개편을 기도하는 말이라고 주장하는 건 타당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여당 강경파와의 갈등

“개혁 수행에 과잉 자신감 반성
잃게 되는 사람들에 설득 부족
제일 큰 원인은 저라고 생각해”
이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임명 의지도 재차 드러냈다. 청와대와 여당이 특별감찰관 임명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이 대통령은 “야당이 반대하는데 굳이 해야 하느냐는 생각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임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알아보라고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 하락세와 관련해선 “정상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체크하고 있다”며 “조만간 종합 보고를 받고 필요한 정책을 검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정부 입장에서는 가격의 진폭을 줄여야 한다. 언젠가는 변곡점이 올 텐데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집값 잡으려 세금을 올렸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며 조세 정의에 관한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보면 (가계대출 등으로) 언젠가 사고가 난다, 마지막 폭탄을 누가 잡을 것인가, 그런 우려를 한다”며 “변곡점이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충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정책이 좀더 세밀해질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는 대출이든 어떤 조치할 때 이렇게 구체적 타당성 결여된 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해 계속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과 ‘X’ 논란

“부동산 변곡점 충격 최소화 준비
2028년 이후엔 공급 정상화될 것
SNS, 나를 살린 국민과의 숨구멍”
공급에 대해서는 “2028년 넘어서부터 부동산 공급이 제대로 정상화될 것”이라며 “우리가 취임해서 올해부터 올려 보려고 하는데 3~4년의 간격이 생긴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는 장기적으로 보면 대한민국 경제 영토를 계속 확장해 가야 하는 문제로 가입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농민단체 등의 말씀을 들어보고 가능한 대안을 충분히 마련한 다음에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당초 90분간 이뤄진 간담회를 비공개로 진행하려 했지만 이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발언 내용이 공개됐다. 청와대 대변인실은 “이 대통령은 민생, 경제, 외교 등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언론 의견을 청취하고자 사전 계획 없이 춘추관을 방문해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며 “비공개 간담회를 공개로 바꾼 것은 이 대통령의 평소 가감 없이 국민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아·강동용 기자
2026-10-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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