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땅 36%가 멧돼지 서식 적합지”… 농경지 인접 지역도 확산 위험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10-19 11:12
입력 2026-10-19 11:12

제주대 오홍식 교수팀, 잠재 서식지 661.82㎢·이동 경로 8곳 분석
6개 핵심 서식지 확인… 도외 유입·번식 개체 이동 경로 규명

제주대학교 오홍식 교수 연구팀(생물교육전공)은 제주에 유입된 멧돼지의 서식지 적합성과 이동 가능 경로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Ecology and Evolution(생태와 진화)’ 2026년 10월호에 게재했다. 뉴시스


제주대 오홍식 교수
제주 전체 면적의 36%가 멧돼지의 잠재적 서식 적합지로 분석됐다. 한라산 일대를 중심으로 주요 서식지 6곳과 이를 잇는 이동 경로 8곳도 확인됐다.

야생에서 번식하며 세력을 넓히는 멧돼지가 농경지 피해와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는 만큼, 개체수 조절을 넘어 확산 경로를 고려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대학교 오홍식 교수 연구팀(생물교육전공)은 제주에 유입된 멧돼지의 서식지 적합성과 이동 가능 경로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Ecology and Evolution(생태와 진화)’ 2026년 10월호에 게재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멧돼지의 흔적과 지형, 토지 이용, 수환경 등 10개 환경변수를 활용해 서식지 적합성을 분석하고, 주요 서식지 사이의 경관 연결성을 바탕으로 잠재적 이동 경로를 예측했다.

분석 결과 제주 전체 면적의 약 36.1%인 661.82㎢가 멧돼지의 잠재적 적합 서식지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4.5%는 서식 적합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됐다.



멧돼지 분포에는 농경지와 시가지까지의 거리, 고도, 수원과의 거리 등이 주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림뿐 아니라 농경지와 인접한 지역도 멧돼지 확산을 관리할 때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제주도 내 유입 멧돼지 이동경로 분석표. 제주대학교 제공


특히 한라산 일대와 만장굴 지역 등을 포함한 6개 핵심 서식지와 이들을 연결하는 8개 잠재적 이동 경로가 확인됐다. 한라산과 금악리 일대는 주요 서식지의 연결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지역으로 분석됐다. 멧돼지가 현재 출현하는 곳뿐 아니라 앞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지역까지 예측해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제주에서 멧돼지는 과거 서식지 파괴와 남획 등으로 야생 개체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육지에서 인위적으로 유입돼 사육되던 개체가 우리를 벗어나면서 2001년부터 한라산 인근에서 관찰되기 시작했다. 야생에서 번식한 개체들이 안정적으로 늘어나면서 농작물 피해와 생물다양성 감소, 생태계 교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멧돼지는 환경 적응력과 이동성이 높은 동물인 만큼 출현 지역에서 포획하는 방식만으로는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서식지와 이동 통로를 함께 파악해 확산 위험지역을 미리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제주에서 급격히 분포 범위를 넓히는 멧돼지의 잠재적 서식 분포와 서식지 사이의 연결성을 함께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개체수 조절과 함께 주요 서식지와 이동 가능 지역을 고려한 공간적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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