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포로 송환 비공개 공감대 있었는데”…우크라 내부서도 비판 [돋보기]

김유민 기자
수정 2026-10-19 08:34
입력 2026-10-19 08:34
한국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문제를 최대한 오래 비공개로 유지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를 사전 통보 없이 공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윤지완 주우크라이나 대사관 대사대리(공사참사관)는 주폴란드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와 관련해 “언제 공개할지는 서로 전혀 얘기하지 않았고 비공개 상태로 최대한 오래 유지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윤 대사대리는 지난달 23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문제를 공개할 것이라는 사실을 한국 대사관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측도 공개 경위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실무적으로 접촉하고 있던 우크라이나 쪽에서도 정확히 알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표 내용이 우크라이나 외교 당국 내부에서도 사전에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윤 대사대리는 “우크라이나에서도 내부 협의가 없었다는 비판, 비공개 약속을 즉흥적으로 깬 데 대해 비판적 목소리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측에서 더 이상 반박은 없다”며 “비공개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보좌관인 드미트로 리트빈은 포로 송환 문제가 공개된 지 사흘 뒤 “그런 비공개 합의는 없었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국 측 주장을 부인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지난 12일 “종결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한국 정부의 사과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지난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로부터 사과의 뜻이 담긴 메시지를 받았지만 한국 정부가 기대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단호한 조치를 예고한 바 있다.
윤 대사대리 역시 “우리가 사과를 요구했고 그에 맞는 수준까지 명확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가 우리나라 정부와 대통령의 의사 표현을 굉장히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외교부도 내부 협의 절차를 거쳐 긍정적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비공개 합의를 문서로 남기지 않아 외교 갈등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외교적 합의를 문서화하는 건 사실상 조약”이라며 합의의 구체적인 증거를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사대리는 “포로 송환은 양측 모두 엄청나게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관계가 안정적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고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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