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폭락에… 국민연금 3개월 만에 182조 사라졌다
박소연 기자
수정 2026-10-19 00:57
입력 2026-10-19 00:57
변동성 큰 코스피, 반등 조건은
외국인 자금 복귀 필요지난주 외인 11조 순매도 ‘폭탄’
2008년 금융위기 후 최대 낙폭
반도체 업황 신뢰 회복
中 거센 추격·AI 투자 둔화 우려
기업 실적보다 투자자 불안 문제
사진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2026.10.18.
뉴스1
국민연금이 국내 주요 상장사에 투자한 주식 평가액이 약 3개월 반 만에 182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감소액의 70% 이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두 종목은 지난주 외국인의 집중 매도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해 공시한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 6월 말 515조 9293억원에서 이달 15일 333조 5330억원으로 182조 3963억원(35.3%)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평가액 감소분은 각각 56조 8710억원, 74조 2261억원으로 전체의 71.8%를 차지했다.
대규모 평가액 감소로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자산 비중 재조정) 유예 결정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국민연금은 올해 초 국내 주식 매도를 늦추기로 한 데 이어 5월에는 목표 비중까지 높였다. 주가가 높을 때 차익을 확보할 기회를 놓치고, 급락한 지금은 저가 매수 여력마저 줄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치권 등에선 “노후자금 수익률 관리와 증시 안전판 역할 모두에 아쉬움을 남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2~16일) 코스피는 14.5% 급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26만 2000원에서 21만 5500원으로 17.8% 떨어졌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넷째 주(20~24일·-19.3%) 이후 최대 주간 하락률이다. SK하이닉스도 168만 1000원에서 127만 2000원으로 24.3% 폭락했다. 2008년 11월 셋째 주(17~21일·-31.9%)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하락을 주도한 외국인은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 206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3조 4763억원, SK하이닉스 5조 3565억원 등 두 종목에 전체 순매도의 78.8%가 몰렸다.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 16일 45.98%로 2009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가 회복의 관건은 외국인 자금의 복귀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신뢰 회복이다. 올해 코스피가 연속 하락으로 10% 이상 급락한 뒤 이전 수준을 회복한 4차례 사례에서는 평균 14.25거래일이 걸렸다. 다만 회복 기간은 하락 배경에 따라 달랐다. 7월 말 17.2% 급락 때는 10거래일, 2월 말 이란 전쟁 충격으로 19.2% 하락했을 때는 34거래일이 필요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나빠진 게 아니라 투자자들의 불안감 때문에 주가가 일시적으로 크게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박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반도체 기업의 추격과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가 여전해 시장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박소연 기자
2026-10-19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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