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굴려볼까… 초단기예금 278조 ‘역대 최대’

이승연 기자
수정 2026-10-19 00:56
입력 2026-10-19 00:56
금리 변동기에 ‘갈아타기’ 인기
단기 상품 위주로 금리 더 높아
22일 한은 추가인상 여부 관심
사회초년생인 20대 직장인 박모씨는 2000만원을 넣어둔 1년짜리 정기예금 만기를 앞두고 고민 중이다. 기존 상품보다 현재 금리가 높아졌지만,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생각에 재가입을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우선 3개월이나 6개월짜리에 넣었다가 나중에 만기가 긴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나을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 상승을 기다리며 돈을 짧게 맡기는 수요가 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8월 277조 6702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2년 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전달 258조 8677억원으로 4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한 달 새 18조 8025억원 늘었다.
전체 정기예금에서 초단기 상품(만기 6개월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4월 18.49%에서 8월 23.21%로 커졌다. 8월 전체 정기예금 잔액은 1196조 3568억원으로, 5개월 연속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만기가 긴 상품의 비중은 줄었다. 전체 정기예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년 이상 2년 미만 상품은 676조 4144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 1306억원 감소했다. 비중도 57.79%에서 56.52%로 낮아졌다. 2년 이상 3년 미만과 3년 이상 상품의 비중도 각각 축소됐다.
이런 배경에는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금 만기를 짧게 가져가려는 수요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 상품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을 수 있지만, 금방 갈아타기가 가능해 금리 변동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정기예금 금리도 단기 상품 위주로 높아졌다. 전체 정기예금 금리는 7월 3.15%에서 8월 3.14%로 0.01%포인트 하락해 4개월간 이어진 상승세가 주춤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만기 6개월 미만 상품의 금리는 2.88%에서 2.97%로 올랐다. 1년 이상 2년 미만 상품은 3.49%에서 3.40%로, 2년 이상 3년 미만 상품은 3.52%에서 3.49%로 각각 0.09%포인트, 0.03%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금리 흐름을 가늠할 분수령은 오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근원물가 상승세와 성장률 등을 고려하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어둘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만장일치 동결에도 통화정책방향문과 기자회견은 매파적일 것”이라며 추가 긴축에 무게를 둔 메시지를 예상했다.
이승연 기자
2026-10-19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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