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겠다는 의지로 여객기 납치 막아”

윤창수 기자
수정 2026-10-19 00:56
입력 2026-10-19 00:56
플라이두바이 기장 첫 언론 인터뷰
“부기장 흉기 공격에 앞도 안 보여기내 천장에서 무언가 떨어진 줄
죽을힘 다해 조종실 열려고 사투”
아부다비 AP 연합뉴스
“처음 부기장이 흉기로 뒤통수를 내려쳤을 때 기내 천장에서 무언가 떨어진 줄 알았습니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이대로 죽을 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스라엘행 플라이두바이 여객기를 납치하려던 부기장에게 흉기로 공격을 당한 인도 국적의 스미트 마차르 기장은 17일(현지시간) 보도된 스카이뉴스 아라비아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절체절명의 상황을 이같이 회상했다. 마차르가 이번 사건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것은 처음이다.
마차르 기장이 공격을 당한 것은 여객기 이륙 후 약 2시간 뒤였다. 자연스러운 인사말을 나눈 부기장이 화장실을 다녀온 뒤 기도를 하다가 등 뒤에서 기내용 비상 도끼로 마차르를 공격하며 초유의 조종실 테러가 시작됐다.
마차르 기장은 “부기장이 공격 중에 뭐라고 말했지만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며 안전벨트를 풀고 몸을 돌려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손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객실에 있던 다른 비번 조종사 이름을 부르며 조종실 문을 열기 위해 필사적으로 사투를 벌였다. 마차르 기장은 “출혈 때문에 의식을 잃었다 되찾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순간이 왔다”며 “그때 죽지 않기 위한 사투가 시작됐다”고 돌아봤다.
생애 처음 의식을 잃는 와중에도 마차르 기장은 여객기가 급강하하는 것을 느끼고 죽을힘을 다해 조종실 문을 열었다는 것은 기억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기억이 조각조각 나 있다”며 “어딘가에 다리를 고정하고 문을 힘껏 문을 열었는데, 그 후에 기억나는 건 문이 열렸고, 제가 조종실과 주방 사이에 쓰러져 있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여객기가 안전히 착륙한 후 처음 통화한 것은 두 살배기 아들이었다. 마차르 기장은 “그날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살아남겠다는 모두의 의지, 절대적인 의지였다”고 눈시울을 글썽였다.
한편 이번 사건을 조사한 아랍에미리트(UAE) 당국은 부기장의 신원은 오만 국적의 하맘 알함마미로, 9·11 테러에서 영감을 받아 항공기를 납치해 자살 공격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윤창수 전문기자
2026-10-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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