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동에 국민 사는데, 주한미군사령관 “한국은 남쪽 철책부터”…영토주권 침해 논란 터졌다 [권윤희의 월드뷰]

권윤희 기자
수정 2026-10-18 14:35
입력 2026-10-18 14:14
[월드뷰 3줄 요약]
●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대한민국은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는 발언에 여권은 ‘영토주권 침해’라고 비판했고, 유엔사는 정전협정상 관리 책임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철책 북쪽에는 한국 주민이 사는 대성동 마을이 있고 유엔사도 한국의 주권을 인정해온 만큼, 군사적 관리 책임을 근거로 영토의 범위를 재단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 ‘항공모함·단검’ 비유와 전작권 전환 기준을 둘러싼 충돌에 이어 영토주권침해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브런슨 사령관이 해당 표현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대한민국은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는 발언에 여권은 ‘영토주권 침해’라고 비판했고, 유엔사는 정전협정상 관리 책임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철책 북쪽에는 한국 주민이 사는 대성동 마을이 있고 유엔사도 한국의 주권을 인정해온 만큼, 군사적 관리 책임을 근거로 영토의 범위를 재단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 ‘항공모함·단검’ 비유와 전작권 전환 기준을 둘러싼 충돌에 이어 영토주권침해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브런슨 사령관이 해당 표현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유엔군사령관을 겸하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한국은 군사분계선(MDL) 이남 부근에 설정된 남방한계선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발언을 두고 여권이 영토주권 침해라며 반발했다.
유엔사는 정전협정상 관리 책임을 설명했다고 해명했지만, 군사적 관리 범위를 국가의 시작점으로 표현하면서 철책 너머 DMZ 남측구역에 대한 한국의 주권을 부정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브런슨 “대한민국은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브런슨 사령관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싱크탱크 ‘골드 국제전략연구소’ 주최 세미나에서 “MDL(군사분계선)을 보면 남과 북으로 2.5㎞ 떨어진 곳에 각각 철책선이 있다”며 “우리는 주권 문제와 주권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두고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군사령부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내 생각에는 남쪽 철책선에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며 “정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내가 해당 구역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53년 정전협정은 MDL을 정하고 양측 군대를 각각 2㎞씩 물려 그 사이에 DMZ를 설치하도록 했다. MDL에서 남쪽 경계인 남방한계선까지가 DMZ 남측구역이다.
군은 감시와 경계에 유리하도록 일부 구간에서 남방한계선보다 북쪽에 철책을 세웠다. 이런 곳에서는 철책과 남방한계선 사이도 DMZ에 속한다.
여권 “영토주권 침해” 비판…대국민 사과 요구유엔사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주권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브런슨 사령관이 DMZ와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맡는 정전협정상 책임을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브런슨 사령관이 MDL 이남 비무장지대에 대한 한국의 주권을 부정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엔사의 관리 책임으로 국가의 영토 범위를 재단했다는 지적이다.
브런슨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 국방정책특보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대한민국 영토주권을 침해한 선을 넘은 발언”이라며 발언 철회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정전협정이 유엔사에 부여한 권한은 비무장지대(DMZ) 출입허가와 민사행정에 국한된다”며 “주권국가 대한민국의 영토주권까지 재단할 권한은 어디에도 없다”고 일갈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주당 진성준 의원도 앞서 16일 헌법의 영토 조항에 배치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철책 너머에도 한국 주민…유엔사도 주권 인정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한다.
DMZ 남측구역에는 경기 파주 대성동 마을도 있다. 주민들은 농사를 지으며 생활한다. 유엔사도 대성동을 DMZ 안에 있는 한국 마을로 소개한다.
정전협정은 DMZ 출입을 제한하고 남측구역의 민사행정과 구호 책임을 유엔군사령관에게 맡겼다. 유엔사는 2025년 12월 공식 자료에서 이러한 관리 권한과 함께 한국의 주권도 명시했다.
대중 견제·전작권 이견…발언에 깔린 이해관계?브런슨 사령관은 앞서 한국을 ‘항공모함’과 ‘단검’에 비유해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한국을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의 “고정된 항공모함”으로 표현했다. 올해 5월 미 육군전쟁대학 팟캐스트에서는 중국 동부 해안에서 바라보면 한국이 “아시아의 심장부에 있는 단검”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작전 환경을 설명하고 다른 국가들이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생각해 보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한국을 중국 견제를 위한 군사적 거점으로 바라본다는 비판이 확산했다.
최근에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기준을 놓고 한국 국방당국과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14일 세미나에서 전환을 지지하면서도 안보 여건과 작전계획이 달라졌다며 “조건이 변했다”,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튿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가 상호 합의한 조건을 충족하면 전작권을 전환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골대를 계속 옮긴다면 전작권 전환 영원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국내 안보 전문가들은 브런슨의 전작권 발언에 정치적·조직적 이해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동맹 현안을 한국에 대한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거나, 한국군과 역내 군사활동에 관여하는 지휘관의 권한을 유지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관리 책임과 영토주권은 별개…‘철책’ 발언 바로잡아야브런슨 사령관의 최근 발언을 놓고는 한국의 전략적 역할과 전작권 전환을 놓고 이견이 있는 상황에서 영토주권 논란까지 자초한 것은 경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엔사가 한국의 주권을 인정한다고 밝힌 만큼 브런슨 사령관도 ‘대한민국은 철책에서 시작된다’는 표현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관리 책임을 설명하려 했다는 해명으로는 국가의 시작점까지 거론한 표현의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주한미군·유엔군·한미연합군을 지휘하는 사령관의 말에는 무게가 따른다. 한국의 전략적 역할과 전작권 전환을 놓고 이견이 있는 상황에서 영토주권 논란까지 자초한 것은 경솔했다.
유엔사가 한국의 주권을 인정한다고 밝힌 만큼, 브런슨 사령관도 ‘대한민국은 철책에서 시작된다’는 표현을 바로잡아야 한다. 관리 권한을 설명하려 했다는 해명만 되풀이하면 논란을 키울 뿐이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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