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식품부, 산란계협회 ‘법인 설립 취소’ 첫 법률자문 3곳 중 1곳만 찬성

한지은 기자
수정 2026-10-16 14:01
입력 2026-10-16 14:01
與임미애 “부정적 법률 자문에도 강행”
농식품부 “청문 절차 거쳐 종합적 결정”
농림축산식품부가 대한산란계협회의 법인설립허가 취소를 추진하기 전 받은 외부 법률자문에서 3곳 중 1곳만 허가 취소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2곳은 허가 취소에 부정적이거나 신중한 접근을 권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지난해 4월 산란계협회의 법인설립허가 취소 관련 자문을 법무법인 등 3곳에 의뢰했다. 질의 내용은 ▲계란 산지가격 고시 중지 조건 위반에 따른 허가 취소 가능 여부 ▲협회의 가격고시가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면 민법에 따른 허가 취소 가능 여부 등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5월 산란계협회가 계란 산지 거래 기준가격을 정해 생산·판매 농가에 통지한 행위를 담합으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 9400만원 부과를 의결했다. 농식품부는 이를 근거로 지난 7월 협회의 설립 허가를 취소했고, 협회는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현재는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으로 협회의 법인 지위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최초 법률자문에서 허가 취소에 적극 찬성한 곳은 한 곳뿐이었다. A 기관은 법원 판례를 근거로 가격 고시 중지 조건이 협회 존립의 기초가 되는 인적·물적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이를 이유로 허가를 취소하기 쉽지 않다고 결론 냈다. 가격 고시 자체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B 법률사무소는 허가조건 위반과 공익 침해가 모두 취소 사유에는 해당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자체적으로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공익과 사익을 조화시키는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허가 취소는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재량으로 고려할 사항이라는 것이다.
반면 C 법무법인은 허가 취소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협회의 가격 고시가 실제 시장가격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고, 농식품부의 반복적인 시정 요구에도 허가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공정거래법 위반만으로 곧바로 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공익 침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공정위의 담합 제재 결정 이후인 올해 6월에도 추가 법률자문 3건을 받았으며 이때는 모두 허가 취소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설립 허가 당시 산지 가격을 고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부여했지만 협회가 이를 지속적으로 위반해왔다”며 “이후 공정위의 담합 결정까지 나온 만큼 허가조건 위반과 공익 침해 여부, 청문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생산자단체에 대한 정부의 해산 조치는 신중해야 함에도 부정적인 법률자문을 받고도 농식품부가 해산을 강행했다”며 “만약 법원으로부터 협회 해산이 위법하다는 판단이 나온다면 농식품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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