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AI서비스·빚더미 데이터센터… ‘엇갈린 AI 경제학’ 韓 반도체 촉각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수정 2026-10-16 01:06
입력 2026-10-16 01:06

앤트로픽 흑자, AI모델 수익 증명
DC, 막대한 투자 회수 기간 길어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두 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AI 서비스의 수익성을 입증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반면 데이터센터(DC)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기업들은 불어나는 빚과 이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AI로 돈을 벌기 시작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시설을 짓는 데 들어간 막대한 투자금이 오히려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사전 투자자 설명회에서 3분기 매출이 168억 달러(약 22조 5000억원)로 전 분기보다 45% 늘었다고 밝혔다. 조정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3분기 조정 영업이익률은 11%였다. 지난해 80억 달러가 넘는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변화다.


특히 막대한 연산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AI 모델 개발사도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는 의미도 있다. 앤트로픽은 컴퓨팅 비용 1달러당 1.70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AI는 모델 개발 비용뿐 아니라 이용자가 질문을 할 때마다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이용자가 늘수록 비용도 커지지만, 이를 웃도는 매출을 거두며 수익성 개선을 보여줬다. 다만 가파른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분기 매출 증가율이 2분기에 약 147%에서 3분기 45%로 낮아져서다.

반면 AI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은 당장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웃돌면서 금리 상승 우려가 커지자 코어위브와 오라클의 주가는 이날 각각 약 15%, 9%씩 급락했다.

문제는 AI 서비스 수요가 늘어도 데이터센터에 투자한 돈을 곧바로 거둬들일 수 없다는 점이다. 클라우드 사업자는 고객과 장기 계약을 맺더라도 먼저 반도체를 구매하고 시설을 지어야 한다. 코어위브는 1040억 달러의 계약잔액을 확보했지만 대금은 앞으로 수년에 걸쳐 들어온다. 오라클도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돈을 벌고 있지만 AI 사업을 위한 시설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대규모 차입에 의존하는 클라우드 업체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 데이터센터 건설은 물론 반도체 구매 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AI 서비스와 AI 인프라 시장 모두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수요는 아직 견조하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도 15일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8.7% 증가한 7631억 대만달러(약 35조원)를 기록했다. 6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이다.

민나리 기자
2026-10-16 B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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