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전작권 전환 새 기준”… 韓 서둘면 간극 더 벌어질 것
수정 2026-10-16 03:18
입력 2026-10-15 20:56
“조건 충족 안 되면 위험” 美 입장
충분한 협의 통해 시각차 해소부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4일(워싱턴 현지시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조건이 변했고, 우리가 계획을 바꿨기 때문에 지켜야 할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전날에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채 실행되는 전작권 전환에 따르는 위험성에 대해 분명히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했다.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을 잇따라 강조한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변화된 조건으로 북한의 신형 미사일 발사와 러시아 파병을 통한 실전 경험 등 역량 강화를 제시했다.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의 3대 조건인 연합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군사적 능력, 북한 핵·미사일 대응능력,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 중 북한 위협 대응능력과 안보환경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지 않은 채 일정을 정해 전작권을 전환하면 한국군 주도의 미래연합사가 대북 억지와 연합작전을 할 수 없고, 미군도 직접 피해를 보게 된다는 의미다.
이재명 정부는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2015년 양국이 합의한 전환 조건 중 하나인 한국군의 전시작전 능력 확인 3단계 중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을 연내에 검증완료하고 올해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환 목표연도를 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미국이 골대를 자꾸 옮기려는 상황에서 정부가 고정된 시간표에 쫓겨 조급한 모습을 보인다면 양국 간 간극은 더 커질 수 있다.
전작권 전환은 그 자체가 목표라기보다는 우리 안보를 우리가 최종 책임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전작권 전환이 이뤄져도 북한의 핵미사일을 앞세운 도발을 차단할 연합방위 태세가 완벽하게 작동하지 못한다면 이름뿐인 전작권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연내로 예상되는 양국 정상회담 등 최고위층의 ‘톱다운’ 방식과 ‘정치적 결단’으로 이견을 해소하겠다는 생각인 듯하다. 하지만 미군과 우리군의 견해차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자칫 동맹 간 마찰만 커질 우려가 높다.
전작권 전환은 전남광주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광주 군공항부지 내 미군 공여지 반환 문제와 미국 전쟁부(국방부)가 예고한 미군 재편과도 맞물려 있는 간단치 않은 과제다.
양국 간 실무협의와 SCM 등을 통해 변화된 상황을 반영한 전작권 전환 조건에 대해 충분히 사전협의를 하는 것이 급선무다. 위험을 최소화할 전환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2026-10-1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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