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가을철 이사

김미경 기자
수정 2026-10-16 03:01
입력 2026-10-16 01:06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여파로 집주인이 방을 빼라고 한 지 3개월, 부랴부랴 전세를 새로 구해야 했다. 전세 대란에 참전한 결과는 매물 부족에 계속 오르는 전셋값에 직면한 것이었다.
결국 몇억원을 올려 전세를 얻고는 대출 오픈런에도 참전했다. 실수요자라면 금리를 낮춰준다던 A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금리가 오히려 높았고, 30년 주거래 B은행은 정해진 대출 한도가 바닥났다며 난색을 표했다. 창구 직원은 “한도가 금방 소진되니 실수요자도 대출을 못 해 드려 안타깝다”고 했다.
이사 날짜가 전세 만기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잡힌 뒤 앱을 통해 연결한 이삿짐센터와 이사 청소업체와도 줄다리기를 벌였다. 전세뿐 아니라 매매도 급감해 가을철 이사 수요가 예상보다 많지 않다면서도 ‘부르는 게 값’인 분위기였다.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 속 가성비가 제일 좋은 곳으로 예약했다.
살 집을 옮긴다는 건 역시나 피곤한 일이다. 그럼에도 한겨울이 아니라 가을철에 이사하게 된 것, 짐을 싸기 전 묵은 물건을 정리하게 된 것,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다시 점검하게 된 것은 긍정적이다.
김미경 논설위원
2026-10-1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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