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 합쳐 외국인 최대 6명 매치업… 한국 프로농구 맞나요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수정 2026-10-15 02:34
입력 2026-10-15 02:34

2·3쿼터 한정 외국인 2명 동시 출전
감독들 “적응 안 돼” “더 연구해야”
국내 선수들 경쟁력 약화 우려도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의 존 무니(왼쪽 세 번째)가 13일 경기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정관장과 고양 소노의 맞대결에서 슛을 시도하자 자니 오브라이언트(왼쪽 두 번째)가 막고 있다. 이번 시즌부터 2·3쿼터에 한정해 외국인 선수 2명을 출전시키도록 규정을 바꾸면서 외국인 선수들 간의 매치업이 늘어나고 있다.
KBL 제공


지난 13일 2026~27시즌 프로농구 고양 소노와 안양 정관장의 맞대결이 열린 경기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는 2쿼터부터 해외 리그 경기를 보는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두 팀 모두 아시아쿼터를 포함한 외국인 선수 3명씩을 코트에 내세우면서 한국 선수는 2명씩에 그쳤기 때문에다.

소노의 자니 오브라이언트, 스카티 제임스는 2·3쿼터 20분간 단 1초도 빠지지 않고 뛰었고 정관장의 존 무니(18분 44초)와 데이본 리드(16분 9초)도 팀에서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했다.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마크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국내 선수들도 외국인 선수를 활용할 방안을 찾느라 분주했다.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출전 규정을 바꾼 프로농구가 초반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 외국인 선수로 외국인 선수를 막아야 하는 양상이 되면서 전술은 상대적으로 단순해졌고,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만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019~20시즌부터 국내 선수 입지 확보 등을 위해 모든 쿼터에 외국인 선수를 1명씩만 기용하게 했는데 지난 1월 이번 시즌부터 2·3쿼터에 한정해 외국인 선수 2명이 출전할 수 있게 규정을 바꿨다. 리그 경기력 제고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는데 실효성 의문이 나온다.

국내 선수보다 신체조건이 우월하다 보니 매 경기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자연스레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들의 경기당 평균 득점이 25.2점이었는데 이번 시즌은 13일까지 37.4점으로 확 뛰었다. 2·3쿼터 외국인 선수 득점이 지난 시즌 12.6점에서 이번 시즌 23.0점으로 올라간 영향이 크다. 2024~25시즌에도 외국인 득점은 평균 24.0점, 2·3쿼터 12.1점이었다.



감독들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은 “당연히 고민도 되고 각 팀이 아직 적응이 안 됐다고 본다”면서 “계속 맞춰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창환 소노 감독 역시 “외국인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생기는 구간에 쉬어갈 틈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걸 생각할 여유가 없다.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커지면 득점, 리바운드 등은 늘어날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0~21시즌부터 아시아쿼터 제도가 도입돼 사실상 한 쿼터에 외국인 선수 2명이 뛰는 구조였는데 이번에 제도를 바꿔 3명까지 뛰게 된 상황이 한국농구에 맞는지 추후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류재민 기자
2026-10-15 B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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