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사 능력 아닌 ‘친윤’ ‘내 편’ 따진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회
수정 2026-10-15 03:31
입력 2026-10-14 22:26
안주영 전문기자
어제 국회에서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검찰청 폐지 이후 출범한 수사기관의 첫 수장을 검증하는 자리였으나 질의의 상당 부분은 후보자의 정치 성향을 따지는 데 집중됐다. 지명 37일 만에 그것도 국정감사 기간에야 열린 청문회에서 누구 편인지부터 따진 것이다.
여야는 친윤 검사가 아니냐는 질문을 되풀이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정치검사 1호’가 누구냐는 질의가 나왔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꼽고 한동훈 의원도 부정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더 희한한 장면은 여당에서 나왔다.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자를 민주당 의원들이 앞장서 몰아붙였다.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징계 청구에 반대하는 성명에 참여한 경위가 도마에 올랐다. 조국혁신당에선 검찰 권력에 맞서 싸운 기록이 있느냐는 노골적인 질의가 나왔다.
정작 청문회 자리를 빌려 꼼꼼히 따져야 할 것들은 따로 있었다. 내란·부패·금융범죄와 마약·사이버 범죄에 대응할 수사 역량을 어떻게 갖출 것인지, 보완수사 체계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먼지떨이식 수사를 제어할 장치는 무엇인지 등 한둘이 아니었다. 개문발차로 국민적 우려를 낳고 있는 중수청의 초대 수장으로서 자질은 갖췄는지도 면밀히 따져야 했다. 그런데 내 편인지 아닌지부터 따지고 물었으니 국민은 앞으로 중수청의 수사가 누구 편을 드는지 의심의 눈으로 볼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혼돈을 헤매는 새 수사기관에 대한 불신을 국회가 더 부추긴 꼴이다. 이러고 국민에게 중수청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기대하라고 말할 수 있는가.
청와대는 김 후보자를 둘러싼 친윤 논란에 추가 검증을 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친윤 행적이 없었다고 직접 반박하기도 했다. 중대 결격 사유가 드러나지 않은 이상 김 후보자는 임명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 안에서 내 편, 네 편 따지는 소모적 논란은 그만 접기 바란다. 중수청 혼란을 수습하는 일이 그 무엇보다 다급하다.
2026-10-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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