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보이스피싱 번호가 ‘010’ 둔갑… 불법 중계기 운영한 일당 덜미

민경석 기자
민경석 기자
수정 2026-10-14 11:02
입력 2026-10-14 11:02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로 활용된 아이폰. 대구경찰청 제공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를 위해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국내 ‘010’ 번호로 조작하는 불법 중계기를 운영한 일당이 덜미를 잡혔다.

대구경찰청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방조 혐의로 A씨 등 7명을 공소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B씨 등 10명은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해외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고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대구 지역 빌라와 숙박업소 등 13곳에서 발신 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운영하며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범죄 피해액만 3억 4000여만원에 달한다.

이들은 중계기를 통해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를 마치 국내에서 발신된 것처럼 속여 범죄 피해자들에게 연결했다. 변작용 통신 단말은 해외 거점 피싱 조직이 국내 피해자를 속이는 핵심적인 범행 수단으로 꼽힌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범죄에 가담하는 조건으로 하루에 20~30만원의 수당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불법 중계기 운영에 활용된 라우터와 휴대전화, 심카드, 노트북 등 3500여점을 압수했다.



과거에는 주로 심박스(SIM Box)라고 불리는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활용했으나 최근에는 아이폰을 중계기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또한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을 관리책으로 모집해 숙박업소에 중계기를 설치하는 사례도 꾸준히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과 스캠 범죄는 통신망을 악용한 조직범죄인 만큼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휴대전화나 유심을 타인에게 양도하는 행위 자체로 처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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