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에르메스 가방에 와인 튀었잖아” 4000만원 요구한 손님, CCTV 속 ‘반전’ [월드픽]

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수정 2026-10-14 19:28
입력 2026-10-14 19:28
에르메스 가방을 든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본문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123rf


대만에서 명품 가방에 와인이 묻었다며 식당 측 책임을 묻고 4000만원에 이르는 배상금을 요구한 손님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식당 측이 통화 녹음 파일과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자 처음에는 손님 편을 들던 여론은 순식간에 식당 쪽으로 기울었다.

13일 대만 TVBS 보도에 따르면, 현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인 A씨는 지난 5월 푸진수 그룹이 운영하는 ‘우시고로 S’ 식당을 찾았다. 그는 식당 직원이 와인을 따라주다가 실수로 자신의 에르메스 가방을 더럽혔다고 주장했다. 해당 가방의 가격은 93만 대만달러(약 3900만원)에 이른다.


당시 A씨는 일행 3명과 함께 식당을 방문했으며 와인 2병을 직접 가져갔다. 그는 직원이 와인을 따라주던 중 실수로 두세 방울을 가방에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와인 자국은 또렷하게 남아 있었고 물티슈로 닦아내려다 생긴 얼룩까지 주변으로 번져 있는 상태였다.

당시 매장 매니저는 곧바로 달려와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A씨는 그 이후 식당 측에서 먼저 연락을 해온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배상에 대한 논의도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93만 대만달러를 물어내라고 요구한 적은 없으며, 그저 식당 측이 제대로 된 책임감을 보여주기를 바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푸진수 그룹은 12일 통화 녹음과 CCTV 영상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푸진수 그룹이 공개한 자료는 A씨의 설명과 사뭇 달랐다. 공개된 통화 녹음에서 A씨는 93만 대만달러에 달하는 배상안을 직접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CTV 영상에는 A씨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온 후에야 가방의 얼룩을 알아챘다는 사실이 담겨 있었다. 그가 자리를 비운 3분 동안 룸 안으로 들어간 직원은 아무도 없었으며, 직원이 가방에 와인을 흘리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사람 역시 없었다.

다만 그룹 측은 룸 내부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가방이 오염된 정확한 경위를 분명하게 밝히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룹은 변호사를 선임해 향후 발생할 법적 분쟁에 대응하기로 했다.

해당 자료들이 공개되자 소셜미디어(SNS)상의 분위기는 뒤집혔다. 누리꾼들은 “직원이 와인을 흘리는 모습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왜 무작정 직원 탓을 하느냐”, “화장실에 간 사이 묻은 것이라면 함께 있던 일행 3명은 왜 아무것도 보지 못했느냐” 등 잇따라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와인을 만진 것은 직원뿐만 아니라 와인을 마시던 손님 본인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목격자도 없는데 어떻게 그토록 확신하며 식당에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느냐”라며 “93만 대만달러를 요구한 적이 없다더니 녹음을 들어보니 정확히 그 액수를 이야기하고 있다. 식당이 꼼짝없이 덫에 걸릴 뻔했다”고 꼬집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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