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의 중후함과 서정성… 가을의 결을 담은 선율

최여경 기자
최여경 기자
수정 2026-10-14 00:20
입력 2026-10-14 00:09

서울신문 ‘가을밤콘서트’ 성황

차웅 지휘 ‘세비야의 이발사’ 서곡
윤소영은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황수미 ‘보석의 노래’ 고음에 탄성
클래식·가곡·오페라 아리아 열기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13일 열린 ‘2026 가을밤 콘서트’ 무대에 오른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이 차웅 포항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요하네스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를 연주하고 있다.
안주영 전문기자


가을의 결을 담은 선율이 13일 저녁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가득 채웠다.

서울신문 주최로 올해 27회째를 맞은 ‘2026 가을밤콘서트’는 조아키노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서곡으로 경쾌하게 막을 올렸다. 차웅 포항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현을 질주하듯 몰아치며 곡을 맺자 객석은 공연을 즐길 채비를 마쳤다는 듯 갈채와 “브라보”를 터뜨렸다.


이어 무대에 오른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은 요하네스 브람스가 유일하게 남긴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1878년)를 깊이 있게 풀어냈다.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해 온 그는 기교를 앞세우기보다 오케스트라와 대화하듯 선율을 주고받으며 우아함을 더했다. 가을 호숫가를 거니는 듯한 시적인 2악장에 이어 헝가리 무곡풍의 열정적인 3악장이 장대하게 마무리되자 객석에선 또다시 “브라보”가 터져 나왔다.

윤소영은 앙코르로 벨기에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 외젠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제2번 가단조’ 1악장을 연주하며 브람스와는 사뭇 다른 기교를 뽐냈다.

1부가 브람스 특유의 중후함과 따뜻한 서정을 선사했다면 2부는 목소리의 시간이었다. 소프라노 황수미가 이기순 시·이흥렬 곡의 가곡 ‘코스모스를 노래함’을 부르자 공연장 밖 계절이 고스란히 안으로 스며들었다. 베이스바리톤 길병민은 허림 시·윤학준 곡의 ‘마중’으로 화답했다.



아리아로 넘어가자 소리의 빛깔이 바뀌고 객석도 한층 뜨거워졌다. 황수미가 샤를 구노 ‘파우스트’ 중 ‘보석의 노래’와 자코모 푸치니 ‘잔니 스키키’ 중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로 아름답고 힘 있는 고음을 들려주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조르주 비제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를 부른 길병민은 박수를 유도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칸초네와 뮤지컬 넘버가 이어지며 공연장의 온도는 점점 올라갔다. 길병민의 ‘사랑한다 말해주오 마리우’, 황수미의 ‘밤새도록 춤출 수 있어요’(‘마이 페어 레이디’ 중)에 이어 두 사람은 프란츠 레하르 ‘유쾌한 미망인’ 중 ‘입술은 침묵하고’를 왈츠 선율에 실어 주고받으며 곡마다 환호하는 객석에 응답했다. 앙코르곡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로 제목처럼 깊어 가는 가을의 어느 멋진 날을 완성했다.

성악을 전공하는 대학생 조영찬씨는 “한 악기로 40분 이상 끌고 가는 협주곡이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1부의 감동을 전했다. 클래식 공연을 좋아한다는 박정연씨는 “오케스트라와 협주곡, 성악의 조화도 좋고 가을 정취와 정말 잘 맞아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최여경 선임기자
2026-10-14 23면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