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이어 서울시립대도 발생
교육부, 대학에 대응 매뉴얼 전달
입학취소에 ‘AI 안경’ 규정 추진
AI로 만든 이미지
인공지능(AI)이 2027학년도 대학 입시의 공정성을 뒤흔들고 있다. 일부 수험생들이 수시 논술전형 시험에서 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안경을 쓰고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가 감독관에게 적발되는 일이 잇달아 터지고 있어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 달여 앞두고 AI 기술에 대응하는 관리·감독 체계 확충이 올해 대입의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시립대 자연·과학계열 논술 시험에서 스마트안경을 쓴 채 응시한 수험생이 적발됐다. 당시 감독관이 수험생의 안경테가 두껍고 형태가 특이한 점 등을 수상하게 여겨 고사본부에서 확인한 결과 스마트안경으로 드러났다. 대학 측은 강제 퇴실 조치 후 향후 3년간 입학시험에 응시할 수 없도록 했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올해는 시험 감독 과정에서 특히 수험생들의 스마트안경 착용 여부를 철저히 봤다”며 “해당 수험생이 입실 때는 일반 안경을 썼다가 시험 시작 후 스마트안경으로 바꿔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연세대에서도 지난 10일 자연·통합계열 수리 논술 시험에서 스마트안경을 착용한 수험생이 적발됐다. 감독관은 시험 시작 전 수험생들이 착용한 안경이 스마트안경인지를 일일이 확인했는데, 이 수험생 역시 시험지 배부 후 스마트안경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은 제재 방안을 논의 중이다.
수능을 앞두고 스마트안경 등 AI 장비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현실화하면서 이에 대한 감독 체계 마련이 교육 당국과 각 대학들의 최대 과제로 급부상했다. 이날 기준 단국대, 상명대, 건국대, 서강대 등이 수시 논술 시험을 앞두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각 대학에 스마트안경 부정행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시도교육청에 배부되는 스마트안경 관련 수능 감독관 대응 매뉴얼도 오는 15일 각 대학에 보낸다는 방침이다. 수능에 적용되는 AI 안경 등 스마트기기 관리 수칙을 대학도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수능 출제·시행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수능 시행세부계획에 스마트안경을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으로 명시한 상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지난 7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스마트안경을 활용한 부정행위 적발 시 2년간 수능 응시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국은 제도 개선과 전파 탐지기 도입에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전자통신기기를 활용한 부정행위를 규제하는 규정은 이미 있고, 스마트안경의 외형상 특징이 뚜렷해 감독관이 맨눈으로 판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교육부 방침이 확정되면 그에 맞춰 방향을 잡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교협이 지난 8월 발표한 2029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을 고칠 가능성도 있다. 입학전형과 관련해 “학칙으로 정하는 부정행위가 있는 경우 등에는 입학을 취소해야 한다”고 명시됐는데, 여기에 스마트안경에 관한 규정을 삽입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정회하·김가현·손지연 기자
2026-10-1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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