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관계자·시민 등 합세해 범인과 대치
에스컬레이터 따라 추격…범인 눌러 제압
“주변에 의자밖에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더 다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의자를 들고 뛰어갔습니다.”
13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복합상업시설에서 흉기 난동이 발생해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며 나머지 7명도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남성 A(59)씨를 체포했다. A씨는 이날 오후 1시40분께 복합상업시설에서 흉기를 휘둘러 이용객들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여자친구와 2층에서 식사하려던 나현준(31)씨는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사람들을 보고 상황을 알아차렸다. 에스컬레이터 반대편에서는 양손에 흉기를 든 A씨가 사람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가장 먼저 A씨를 막아선 사람은 2층 식당 주인이었다. 식당 주인이 의자를 들어 A씨의 접근을 막아섰고 나씨도 주변에 있던 의자를 들고 대치에 합류했다.
나씨는 “범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사람만 보이면 다가가 흉기를 휘둘렀다”며 “사람들이 사방으로 흩어지자 눈에 띄는 사람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여러 시민이 의자로 진로를 막자 A씨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3층 주차장으로 향했다. 나씨는 당시 주차장에 있던 여성에게 도망치라고 외쳤으나, 여성이 놀라 움직이지 못하다가 흉기에 찔렸다고 설명했다.
A씨가 다시 4층 영화관 방향으로 올라가려 하자 위층에 있던 시민들도 의자를 들고 통로를 막고 대치했다. 결국 A씨는 몸을 돌려 다시 3층으로 향했고 이 틈을 이용해 나씨를 포함한 남성 3명이 A씨를 덮쳤다. 이들은 A씨의 몸을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흉기를 빼앗았다. 시민들의 용기가 30분여간 이어졌던 A씨의 칼부림을 끝낸 장면이다.
이 과정에서 식당 주인이 흉기에 베였고 나씨도 찰과상을 입었다. 이들은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에게 A씨와 빼앗은 흉기를 넘긴 뒤 피해자들을 살폈다.
나씨는 “처음에는 한 분만 범인을 막고 있었다”며 “사람들이 더 다칠 수 있다는 생각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피해자들과의 관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층별 범행 동선과 시민들의 제압 과정, 피해 경위 등은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인천 계양구에 거주하는 A씨는 앞서 살인미수 혐의로 4년을 복역한 뒤 출소해 현재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계양구에 있는 한 병원 앞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다만, 이 시위와 이날 범행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다량의 약물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범행 당시 약물을 복용한 상태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주 기자 손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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