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타기냐, 손절이냐” 피 마르는 개미들…삼전·닉스 폭락, 월가 진단은 [재테크+]

김성은 기자
수정 2026-10-13 18:04
입력 2026-10-13 18:04
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차세대 D램 연내 양산 예고
AI 자금 조달·경쟁 과열 우려에 반도체 매도세 확산
“韓, HBM 주도”…“시장 반응 과도했다” 진단 잇따라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차세대 D램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반도체 대표주들이 크게 휘청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당장 기술 주도권이 넘어갈 위험은 낮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를 둘러싼 시장의 심리가 그만큼 예민해졌다는 신호로 분석합니다.
삼성전자 7%·SK하이닉스 10% 넘게 급락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7.39% 떨어진 23만 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주가는 3.59% 내린 24만 1500원으로 출발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키웠고 한때 22만원대까지 밀려났습니다.
SK하이닉스의 충격은 더 컸습니다. 4.17% 하락한 153만 8000원으로 문을 연 뒤 오후 들어 142만대까지 주저앉았고, 결국 전 거래일 대비 10.09% 급락한 144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기술력 과시한 中…미국·유럽 반도체주 줄줄이 하락이번 급락은 간밤 미국 증시의 불안한 흐름이 국내 시장으로 이어진 결과입니다. 뉴욕증시는 반도체주의 부진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0.44% 내렸고,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67% 급락했습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반도체주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AI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과 과열된 경쟁에 대한 우려가 함께 퍼졌습니다. 미국의 대표 메모리 기업인 마이크론 역시 3.9% 하락했습니다.
유럽 증시도 얼어붙었습니다.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3.3% 떨어진 것을 비롯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인피니언이 나란히 5%대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BE세미컨덕터와 ASM인터내셔널도 장 초반 4% 안팎으로 밀렸습니다.
시장에 충격을 준 주인공은 중국의 CXMT입니다. CXMT는 지난 10일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본 단위인 ‘셀’의 크기를 크게 줄여 성능을 높인 차세대 ‘포에프스퀘어(4F2)’ 구조 D램을 올해 안에 양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보다 더 작은 공간에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도록 한 첨단 설계 기술입니다.
“당장 위협은 아냐…AI 투자 심리 흔들린 탓”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하락이 다소 과도했다고 진단합니다. 이번 성과가 미국 등의 기술 규제 속에서도 중국 기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선두권을 추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긴 하지만, CXMT는 아직 대량 생산 능력을 입증하지 못했고 시장 점유율에서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뒤처져 있기 때문입니다.
자산운용 기업 UBP의 베이선 링 선임 주식 자문역은 미 경제 방송 CNBC를 통해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끼며 그동안 크게 오른 AI 및 메모리 관련 주식에서 차익을 실현할 구실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업체가 장기적으로는 세계 수급에 변수가 될 수 있지만, 당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첨단 제품 분야에서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레일리언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필립 울 수석 시장전략가 역시 “핵심은 이번 기술이 HBM과는 무관하다는 점이다. HBM 시장은 여전히 한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당분간 CXMT 등 타사의 위협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번 사태는 현재 AI 투자 심리가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투자자들이 반도체 수요와 제조사들의 가격 결정력이 얼마나 유지될지 재평가하는 동안 주가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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