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체육요원’ 손질 착수...해외는 최초 EPL 진출 병역연기도 불허[외안대전]

백서연 기자
수정 2026-10-13 15:30
입력 2026-10-13 15:23
대부분 면제 대신 연기·공공신분 유지
병무청 “국제예술대회 면제 2위→1위 축소”
아시안게임 남자축구팀 일부 선수들의 발언에서 촉발된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논란과 관련 정부가 단계적 폐지 방침을 밝힌 가운데 병역의 공정성을 중점에 둔 구체적 방안 마련에 나서는 분위기다. 해외에서는 이미 완전 면제 제도는 찾아보기 어렵고 입영 연기 또는 공공 신분의 엄격한 적용을 원칙으로 삼는 추세다.
징병제 채택 국가 중 싱가포르가 대표적이다. 싱가포르 남성은 만 18세가 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2년 복무 의무를 갖는다. 세계적 수준의 엘리트 체육인이어도 병역 자체를 면제해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올림픽 메달권 등의 최정상급 인재에 한해 대회 출전을 위한 입영 연기를 허용할 뿐 복무 원칙에는 예외가 없다.
예외적으로 지난 2016년 싱가포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수영선수 조셉 스쿨링의 입영 연기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지만 이 역시 다음 올림픽 준비를 위한 목적으로 4년에 한해 허락했다. 반면 2018년 싱가포르 출신으로는 최초로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한 벤저민 데이비스의 병역 연기 신청은 불허했다.
당시 싱가포르 국방부 장관은 “데이비스는 싱가포르 국적이 아닌 영국 국적자로 풀럼과 계약했다”며 “데이비스의 개인 역량 계발과 프로 경력 관리를 위해 병역을 연기해 주면 제때 병역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한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대만은 국가대표 선수에게 보충병역을 허용한다. 다만 보충병역 대상으로 편입되면 일정 기간 국가대표 활동을 반드시 해야하는 의무가 부여돼, ‘포상’격 성격인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있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공공 신분 고용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이탈리아 재무경찰 체육단이나 독일의 연방군 스포츠진흥단은 우수 체육·예술 인재를 국가 공무원이나 군인 신분으로 채용한다. 국가로부터 안정적인 급여와 훈련 환경을 제공받으며 경력 단절 우려를 없애면서도 해당 기간엔 철저히 공공 목적에만 부합하는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다.
반면 국내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20대 초반의 한 번의 성과로 사실상 면제 혜택을 받는 것에 대한 ‘병역 형평성’ 문제제기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예술·체육요원은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시행령상 기준을 충족할 경우 2년 10개월 동안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활용한 공익복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대체 복무해 왔다.
이에 더해 민간에 방치된다는 비판도 크다. 현행 병역법 역시 “예술ㆍ체육요원은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예술ㆍ체육 관련 특기를 활용하여 공익적인 업무에 복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기간에도 민간 소속팀에서 그대로 활동해 가며 병역 기간 중에도 대형 광고 촬영 등 사적 영리 활동에도 제약이 없어 공정성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정부는 예술·체육요원 제도를 점차 축소해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병무청은 지난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가 위상 변화 및 병역의 형평성을 고려해 편입 기준을 강화하겠다”며 국제 예술경연대회 입상 병역특례 기준을 기존 2위에서 1위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체육요원 특례제도에 대해서도 “개인별 특기를 활용해 공익 복무의 사회적 역할을 제고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기준 정비 방침을 밝혔다. 병무청은 오는 12월까지 훈령을 개정하고 다음 달 마무리 예정인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제도 정비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백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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