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방해’ 국민의힘 의원들 첫 재판… 재판장, 특검에 “공소장 흠결” 질타

박은서 기자
박은서 기자
수정 2026-10-13 14:44
입력 2026-10-13 14:44
국민의힘 김기현,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해 1월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서 입장발표를 위해 취재진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첫 재판에서 재판장이 종합특별검사팀에 대해 강한 질타를 쏟아냈다. 종합특검 측이 제출한 공소장의 죄명과 구성요건, 공범 관계 설정 등 기본 법리 기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5부(부장 백대현)는 13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나경원, 김기현, 권영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종합특검은 이들이 지난해 1월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인간벽’을 형성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물리적으로 막아서며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안주영 전문기자


이날 재판부는 특검 측의 공소장에 중대한 흠결을 정면으로 짚었다. 백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죄명(형법 제144조 제1항)을 적용했음에도 공소 사실에 그 전제가 되는 공무원에 대한 폭행이나 협박은 기재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형법 제144조 제1항은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제136조(공무집행방해) 등의 죄를 범한 때 각 조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백 부장판사는 “폭행과 협박 내용이 이 공소장에 나와 있지 않는데 제144조 제1항 단독으로 특수공무집행방해가 해당되냐”면서 “공무원들에 대한 폭행·협박 없이 다중의 위력을 보이며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공소 제기한 걸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특검 측은 “물리력을 가지고 집행을 저지한 부분을 폭행·협박 같은 유형력의 행사로 보고 기소했다”고 대답하자 백 부장판사는 “그 부분 왜 기재 안 하셨냐. 안 읽어보셨느냐”고 반문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한 지난해 1월 15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윤 대통령이 공수처로 향하고 있다. 2025.1.15 오장환 기자


공범 관계 설정에 대한 법리적 모순도 지적됐다. 백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을 단독정범으로 기소한 것이냐, 공동정범이냐”고 묻자 특검 측은 “단독정범이고 공동으로 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백 부장판사는 “단독정범이라면서 공소장에는 왜 ‘공모하여’라고 적었느냐”고 되물었고 특검 측은 “다중 위력을 설명하는 취지로 ‘공모하여’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백 부장판사는 “단독정범 기소와 공모하여는 맞지 않는 부분이라 그 부분을 제대로 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공소장에 공소사실의 전제사실이 불필요하게 장황하게 돼 있다”고도 비판했다.

피고인들은 공소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나경원 의원 측 변호인은 “정치적 입장 표명을 한 사실은 있으나 그 외 물리력 행사, 폭행이나 협박은 없었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일부 변호인은 특검의 수사권 대상이 아닌 점과 공소권 남용 등을 주장하며 공소기각을 요구하기도 했다.

특검은 이날 지적된 오류를 반영한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고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다음 달 5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박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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