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 선택이 정책 기여 규명… ‘뉴케인스주의’에 노벨경제학상

최재헌 기자
수정 2026-10-13 01:00
입력 2026-10-12 22:17
홀·우드퍼드 美 교수 공동 수상
중앙은행 금리 결정 모형 구축‘거시경제 안정’ 연구 공로 인정
AP 연합뉴스
과거 석유 파동이 불러온 경제 위기 앞에 무력했던 케인스주의의 한계를 뛰어넘어 오늘날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고 내릴 때 신뢰하는 현대 거시경제 모형의 이론적 뿌리를 닦은 미국의 두 석학이 2026년 노벨 경제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로버트 홀(왼쪽·83) 스탠퍼드대 교수와 마이클 우드퍼드(오른쪽·71) 컬럼비아대 교수를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두 사람이 경기 안정화 정책의 효과를 가계와 기업의 선택에서부터 따져볼 수 있게 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의 연구에서 비롯된 ‘뉴케인스주의’는 기존 케인스 이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거시경제학의 정수로 꼽힌다.
출발점은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이다. 시장에만 맡겨 두면 불황이 길어지니 필요할 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영국의 경제학자 존 케인스의 주장이 힘을 얻었다. 불황에는 금리를 낮추고 재정을 풀며 호황에는 조이는 처방은 수십년간 자본주의의 황금기를 이끌었지만, 1970년대 전 세계를 강타한 석유 파동 앞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은 기존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두 교수는 케인스의 문제의식은 유지하되, 경제 주체가 미래를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는 가정을 모형에 넣어 약점을 보완했다. 사람들이 정책을 보고 앞날을 예상해 소비와 가격을 정한다면 정책 효과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홀 교수는 밀턴 프리드먼의 항상소득가설에 합리적 기대 이론을 결합해, 소비는 예기치 못한 충격이 있을 때만 변한다는 ‘소비의 임의보행’ 이론을 완성했다. 우드퍼드 교수는 중앙은행이 정책 방향을 미리 알려 대중의 기대를 관리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의 학문적 기초를 닦았다.
욘 하슬레르 노벨 경제학상 선정위원장은 “수상자들의 연구는 현재 전 세계 중앙은행과 정부가 사용하는 모형에 안정적인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며 “이 덕분에 에너지 위기나 가계 소비의 급변 같은 경제 충격에 더 잘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경제학상을 끝으로 올해 노벨상 6개 부문 발표는 마무리됐다. 올해 부문별 상금은 1200만 크로나(약 16억 5000만원)이며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최재헌 기자
2026-10-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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