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 또 뚫렸다… 제주서 스마트워치 찬 여성 살해당해

강동삼 기자
수정 2026-10-13 00:55
입력 2026-10-13 00:55
송파 장모 살인사건과 판박이
교제폭력 이력 60대 흉기 휘둘러피해자가 긴급 버튼 눌러야 신고
범행 후 도주… 3시간여 만에 검거
제주 연합뉴스
제주에서 스토킹과 교제폭력 피해를 호소해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40대 여성이 전 연인으로 알려진 60대 남성에게 살해됐다. 경찰이 피해 여성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범죄 피해자 안전조치 대상자로 등록해 관리했지만 결국 참변을 막지 못하면서 신변보호 체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한 A(제주 거주)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경위, 사전 계획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시 30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 앞 길거리에서 흉기를 수차례 휘둘러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시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B씨가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고 행인들은 폭행 상황으로 알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범행 직후 현장에서 달아난 A씨는 오전 5시 8분쯤 제주시 건입동 거리에서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헤어진 연인 사이로, 과거 스토킹과 교제폭력 관련 112 신고가 접수된 이력이 있다. 경찰은 앞서 B씨에게 스마트워치 지급 등을 권유했지만 처음에는 거절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교제폭력 관련 사건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다시 스마트워치를 권유했고 B씨가 이를 받아들여 지난달 16일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스마트워치는 위급 상황에서 긴급 버튼을 누르면 112 상황실에 신고가 접수되고, 실시간 위치정보가 경찰에 전달되는 장치다. 그러나 사건 당시 스마트워치를 통한 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급박한 상황에 B씨가 스마트워치를 작동시키지 못했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또 이전 스토킹·폭력 등의 신고 당시에는 B씨가 원하지 않아 정식 사건 접수가 이뤄지지 않았고, 접근금지 명령 등의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경찰은 과거 신고 이력과 처리 경위, 피해자 보호 조치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조사를 마무리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다만 구체적인 신고 시점과 당시 조치 내용 등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으며 관련 신고 이력도 확인하고 있다”며 “수사 내용을 정리해 별도로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2026-10-13 10면
관련기사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