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밖으로”… 제주 고립·은둔청년, 일상회복 돕는다

강동삼 기자
수정 2026-10-12 12:30
입력 2026-10-12 12:30
제주청년미래센터 ‘온바람’ 12일 개소
국내 은둔 청년 53만 7800여명 추산
제주도 고립·은둔청년 7700명 4.7%
일상 회복부터 취·창업 지원까지 지원
20대에 시작된 은둔이 30대까지 이어지고 부모 세대의 고령화까지 맞물리면서 생계와 돌봄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제주도가 고립·은둔 청년을 조기에 발굴해 일상 회복부터 취·창업까지 지원하는 전담기관을 열고 사회 복귀 지원에 나선다.
제주도는 고립·은둔 청년과 가족을 지원하는 전담기관인 ‘제주청년미래센터 온바람’ 운영을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청년미래센터 온바람’은 제주에 사는 고립·은둔청년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청년이 자신의 속도로 마음을 회복하고 사회와 다시 이어지도록 돕는 전담 조직이다. 도움이 필요한 청년을 발굴하고 초기 상담과 개인별 사례관리, 일상 회복, 진로 탐색 및 취업 지원까지 한 곳에서 단계적으로 제공한다.
고립 청년은 사회활동이 적고 도움을 요청할 인적 지지체계가 부족한 청년을, 은둔 청년은 사회활동이 사실상 없고 방이나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청년을 뜻한다. 센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대상자를 찾아내고 고립 정도와 개인별 상황, 프로그램 참여 의지 등을 파악해 맞춤형 지원계획을 세운다.
지원은 청년(19~39세)의 회복 단계에 맞춰 6단계로 진행된다. 온라인 소통을 시작으로 1대1 초기 상담과 개인·집단·방문 상담, 가족 교육과 상담, 자기 이해 및 일상 회복 프로그램, 소규모 활동과 봉사, 진로 탐색과 역량 강화 및 일 경험 연계로 이어진다. 청년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 상담과 교육도 병행해 관계 회복과 안정적인 사회 복귀를 돕는다.
고립·은둔의 장기화는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무조정실의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 결과, 2024년 국내 은둔 청년은 약 53만 7800명으로 추산됐다. 전체 청년의 5.2% 수준으로, 2022년 조사 당시 2.4%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제주도의 경우 은둔 청년이 7744명으로, 전체 청년 인구(16만 3684명)의 4.7%에 달했다.
은둔 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은둔 기간이 7년 이상인 비율은 2022년 4.0%에서 2024년 6.0%로 상승했다. 3년 이상 5년 미만도 같은 기간 5.4%에서 10.8%로 두 배 늘었다.
신입 채용 감소와 경력직·수시 채용 확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일자리 변화 등으로 노동시장 진입 문턱이 높아진 데다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하다 다시 사회에서 밀려나는 악순환도 문제로 지적된다.
더 큰 우려는 청년기에 시작된 고립이 중년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일본에서 고령 부모가 중년의 은둔(히키코모리) 자녀를 부양하다 가족 전체가 빈곤과 돌봄 위기에 빠지는 이른바 ‘8050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고립·은둔을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30대 중후반으로 넘어간 고립 청년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지원 범위를 넓히고, 경제활동과 사회적 관계 회복을 함께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제윤 도 기획조정실장은 “청년의 고립·은둔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며 “온바람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청년을 조기에 찾아내고 일상 회복부터 취·창업 지원까지 세심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센터 이용을 원하는 청년과 가족은 청년ON 누리집(www.mohw2030.co.kr)에서 신청하거나 전화(064-724-3330) 또는 방문(제주시 서광로 157, 3층)하면 된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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