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연구기관이 골프공·벌꿀을?…다이텍연구원, 홍보물품 4000만원 ‘깜깜이 집행’

민경석 기자
민경석 기자
수정 2026-10-09 20:21
입력 2026-10-09 17:46
다이텍연구원 전경. 다이텍연구원 홈페이지


산업통상부 산하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인 다이텍연구원에서 기관 홍보 물품 구매를 위해 마련한 예산을 방만하게 집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매년 수천만원을 들여 구매한 물품의 사용처 조차 파악하지 않아 예산이 원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쌈짓돈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신문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인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다이텍 연구원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총 50여차례에 걸쳐 4150여만원 상당의 홍보 물품을 사들였다. 비타민 등 건강보조식품부터 벌꿀, 골프공, 와이셔츠, 바람막이, 고급 패션 브랜드 의류 등 품목도 다양하다.


기관 특성을 살려 공동개발 원단이나 고기능성 아웃도어 신기술을 홍보하는 용도라던 연구원 측의 설명과는 달리 연구원이 자체 기술을 적용한 기업 제품을 홍보 물품으로 구매한 사례는 단 5차례,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물품의 구체적인 사용처조차 파악하지 않는 관리 부실도 드러났다. 김 의원실은 연구원에 홍보 물품 지급 내역 제출을 요구했으나, “홍보 물품은 국내·외 기업이나 관계기관 등의 기관 방문이나 행사를 할 때 선물로 배포하고 있으며 개인별 지급 내역 등은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누구에게 무엇이 지급됐는지 알 수 없어 원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홍보 물품을 사적 용도로 선물하거나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수천만 원에 달하는 예산을 어디에 썼는지조차 알 수 없도록 방치한 셈이다.



이와 관련, 다이텍연구원 관계자는 “주로 다른 기관과의 업무협약이나 연구원 행사 시 홍보 물품을 사용하다 보니 구체적인 사용 내역 등은 따로 작성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다만, 임원들이 개인 일정에 홍보 물품을 사용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다이텍연구원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였다. 다만, 감사에서는 홍보 물품 구매 예산 등에 대한 내용은 살펴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시민 사회 단체는 엄정한 감사와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구경제정의실천연합(대구경실련)은 “다이텍연구원에 대한 산업부의 철저한 감사와 비리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구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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