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형수 공개처형 생중계” 날짜까지 나왔다…“살인”이라던 트럼프, 왜 [월드픽]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수정 2026-10-09 14:28
입력 2026-10-09 14:28

2009년 포트 후드 육군 기지 총기난사범
헤그세스 국방장관 “총살형 생중계할 것”
1936년 이후 첫 공개처형…‘생중계’ 전례 없어

2009년 11월 5일 미 텍사스주 육군 기지인 포트 후드에서 군의관으로 근무하던 중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해 장병과 민간인 13명이 숨지고 32명을 다치게 해 사형 선고를 받은 니달 말릭 하산. 자료 : AP 뉴시스


미 육군 내에서 총기 난사를 저지른 사형수에게 집행되는 총살형이 대대적으로 생중계된다. 미국에서 ‘공개 처형’이 실시되는 건 90년 만으로, 그 적절성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보수 매체인 ‘리얼 아메리카 보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총기 난사범인 니달 말릭 하산의 총살형에 대해 “사람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건 명백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개처형을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이런 종류의 행위(총기 난사)에 심각한 결과가 따른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산의 총살형은 오는 12월 3일 미 텍사스주 킬린에 있는 미 육군 기지인 포트 후드에서 집행된다. 앞서 국방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산에 대한 총살형 집행을 승인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다만 헤그세스 장관이 밝힌 ‘공개처형’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TV 생중계인지 또는 유튜브 등 온라인 생중계인지, 특정 인원이 현장에서 생중계를 지켜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 국방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총살형의 생중계에 동의했는지에 대해 백악관은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하산이 자신의 사형에 대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경우 사형 집행이 미뤄질 수 있다.

트럼프 동의 여부·생중계 방식 미지수정신과 군의관(소령)이었던 하산은 2009년 11월 5일 포트 후드에서 근무하던 중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해 장병과 민간인 13명이 숨지고 32명을 다치게 했다.

이슬람 신도인 그는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앞두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으며, 범행을 저지르기 직전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아랍어)”를 외쳤다. 미 군사법원은 2013년 하산의 총 45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고 사형을 선고했다.

미군이 자국 군인을 상대로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1961년 4월 강간·살인미수로 사형을 선고받은 미 육군 이등병 존 베넷의 교수형 이후 65년 만이다. 또 총살형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공개처형’은 1936년 백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흑인 남성 레이니 베시아의 교수형 이후 90년 만이다.

미국 테네시주의 여성 사형수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의 2004년 수감자 기록 사진. 로이터 자료사진 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최근 몇 년 동안 공개처형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나라는 이란과 아프가니스탄뿐”이라며 “사형 집행을 TV 등으로 중계하는 나라는 없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며 인도주의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공개처형을 둘러싸고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데보라 데노 포덤대 법학 교수는 AP통신에 “사형수가 실제 사형에 처해지는 방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사형 집행 과정을 대중에게 투명하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 테네시주 교도소에서는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50)가 독극물을 주입하는 사형이 집행됐는데도 숨지지 않고 살아나 사형 집행 과정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군사법 전문가인 유진 피델은 로이터에 “사형 집행을 생중계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며, 대법원이 이에 대해 다룬 판례도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침공하며 이란의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공개처형을 강하게 비판한 것과 모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대들을 즉결 심판을 거쳐 공개된 장소에서 교수형에 처한 것에 대해 “살인이자 레드라인”이라고 맹공하며 강경 대응에 나설 것임을 여러 차례 밝혔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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