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 스트레스가 엄마 뇌 폭력적으로 바꾼다 [달콤한 사이언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수정 2026-10-09 11:30
입력 2026-10-09 11:30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불편하면 아무리 너그러운 사람이라도 저절로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마찬가지다. 자녀를 키울 때 필요한 물건이나 환경적 자원이 부족하면 부모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 스트레스는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게 만들고 산후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미국 텍사스 댈러스대 연구팀은 생쥐 실험으로 새끼를 양육하는 동안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 되면 스트레스가 발생해 자녀에 대한 양육 행동을 저해하고 산후우울증으로 이어지는 등 뇌 신경 변화를 가져온다고 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신경과학 저널’ 10월 5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새끼를 양육할 때 가용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 신경 활동을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했다. 특히 연구팀은 새끼와 접촉할 때 켜지는 신경세포 다발에 주목했다. 이 신경세포들은 무언가를 하고 싶게 만드는 동기 부여 행동은 물론 새끼를 보살피는 모성 행동과도 관련이 있다.

양육 자원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엄마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뇌신경에 변화가 발생하고 양육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제공




연구팀은 어미 쥐가 새끼를 위한 둥지를 만들 깔개를 충분히 주지 않은 뒤 어미와 새끼를 관찰했다. 그랬더니 어미 쥐가 새끼를 잘 돌볼 때 신경세포가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어미 쥐가 해를 가하거나 거칠게 다루기 직전과 해로운 행동을 할 때만 신경 활동이 올라갔다. 반면 새끼와 떨어져 있을 때는 둥지 재료를 넉넉히 받은 어미 쥐보다 이 신경세포 집단의 활동이 낮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뇌가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잘못 적응하면서 나타나는 일종의 ‘오작동 신호’(부적응적 뇌 신호)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주목했던 신경세포는 먹고 싶고 갖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일반적 의욕에도 관여한다. 그래서 연구팀은 둥지 재료가 부족했던 어미 쥐가 먹이 보상을 받을 때도 뇌 반응이 달라지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음식 보상을 받을 때는 둥지 재료가 충분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던 어미 생쥐와 차이가 없었다. 뇌 신경의 이상 반응은 뇌 전체의 의욕 저하가 아니라 새끼를 돌보는 ‘특정한’ 상황에서만 발생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흔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세포 활동이 전반적으로 둔감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다는 것이다. 신경세포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어미가 지금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상황과 맥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밀리 린콘코르테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양육 자원 부족이 특정 신경세포에 작용해서 돌봄 행동만 방해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 기계학습으로 새끼에 대한 학대와 유사한 행동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행동 신호를 찾아내는 방법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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