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전자 영업익 100조 신기록, 초격차 토대 더 탄탄히
수정 2026-10-09 02:06
입력 2026-10-08 21:39
연간 이익 엔비디아 추월도 눈앞에
스마트폰 연속 적자·조직갈등은 과제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107조 400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도 195조원으로 역대 최대다. 1년 전 12조원대에 머물던 이익이 9배 가까이 늘어나며 4개 분기 연속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국내 기업이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 2분기 이미 분기 이익에서 엔비디아를 앞질렀던 삼성은 이제 연간 기준으로도 엔비디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이익 기업 자리를 넘보게 됐다. 반도체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이유로 경영진이 사과했던 2년 전을 떠올리면 뜻깊은 반전이다.
다만 이익의 대부분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나온 대목은 냉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물론 서버용 D램과 기업용 SSD 수요가 함께 폭증했지만 공급이 단기간에 늘지 않은 시장불균형에 따른 반사이익 성격이 크다. D램 영업이익률이 80%를 넘었을 것이란 추정도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프리미엄이 컸다는 뜻이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어제 주가가 내린 것은 시장이 실적의 지속 가능성을 의심한다는 신호다.
물론 반도체 경쟁력 자체는 견고하다. 경쟁사를 웃도는 생산능력으로 쏟아지는 수요를 흡수했고, SK하이닉스와의 HBM 점유율 격차도 상반기 동안 크게 좁혔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을 한 회사에서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특유의 강점이다.
그러나 HBM 시장에서 삼성은 여전히 추격자이고, 오랜 적자에 시달린 파운드리는 이제 겨우 흑자 전환을 기대하는 단계다. 메모리 가격이 꺾이면 지금의 이익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반도체 이외 사업부의 그늘도 짙다. 메모리값 급등이 원가 부담으로 돌아오면서 스마트폰 사업은 2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TV·가전은 중국 업체 공세에 밀려 중국 판매를 접는 등 몸집을 줄이고 있다. 불과 3년 전 반도체 불황기에는 가전이 반도체보다 더 많이 벌었다. 업황은 돌고, 오늘의 주력 상품이 내일도 주력이라는 보장이 없는데 그 순환주기는 점점 더 빨라진다.
사업의 불균형이 조직의 균열로 번진 점도 주의할 대목이다. 같은 회사 직원의 성과급이 부문에 따라 수억원과 수백만원으로 갈리면서 노조 간 갈등이 빚어지고, 주주들의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반도체 호황에 잘 올라타는 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 초격차의 토대는 위기를 견디는 사업 체질과 각 사업부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조직력으로 탄탄해질 수 있다. 호황으로 번 돈을 차세대 기술과 비메모리, 세트 경쟁력 회복에 고르게 투자해야 한다. 구성원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이 납득할 만한 보상 원칙을 세워야 한다.
2026-10-09 27면
관련기사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