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동맹 위기… “오해 없다” 말고 신뢰 복원 의지 보여야

수정 2026-10-09 02:06
입력 2026-10-08 21:37
인공지능 도구로 생성한 자료사진.


미국이 한국 정보기관을 ‘비토’한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이종석 국정원장이 지난 3월 미국의 핵심 정보 시설인 국가지리정보국(NGA) 등을 방문하려다 미국의 불허로 무산됐고,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관여한 국정원 요원들의 미국 비자 발급이 막혔다는 내용 등이다.

국정원은 “이 원장의 NGA 방문 계획은 존재하지도 않았다”며 “허위·왜곡 보도들”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지난 6월 미국에서 열린 ‘제5차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실무그룹’ 회의에 국정원이 배제됐다는 보도에는 “수개월 전 일부 오해가 있었으나, 현재 오해는 없다”고 사실상 인정했다.


우려들이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미일 회의에 처음 배제된 것만 해도 보통 일이 아니다. 막후에서 움직이는 한미의 정보기관끼리 불화를 빚은 전례는 찾기 힘들다.

미국은 지난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 발언에 반발한 바 있다. 정 장관은 “이미 공개된 정보였다”고 반박했으나, 미국은 자신들이 제공한 기밀을 정 장관이 의도적으로 유출했다고 간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또 이 원장을 친중(親中) 성향으로 의심하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지금 미국의 ‘주적’이 중국인데 한국의 정보기관 수장이 중국과 가깝다면 미국이 핵심 정보를 선뜻 공유할 리 없다.

미국의 정보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함은 새삼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면 우리만 손해다. 정보는 안보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관세 등 통상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손실이다. 정 장관 발언 이후 미국은 지금까지도 정보 공유를 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서둘러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 동맹 복원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시킬 필요가 있다. 미국이 신뢰하는 인적 자원으로 안보 수장들을 교체하는 카드까지 고려해야 한다. 국익 손상을 막겠다면 과단성 있는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2026-10-0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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