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강제 퇴거 할머니’ 끝내 숨졌다

조희선 기자
수정 2026-10-09 01:12
입력 2026-10-08 18:10
주택난 항의 시위·조기 총선 촉발
시민들 “투쟁 계속, 퇴거 아닌 살인”
스페인 주택난 항의 시위와 조기 총선을 촉발한 강제 퇴거 사건의 당사자 마리아 델 카르멘 아바스칼(87)이 끝내 숨졌다.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BBC 등에 따르면 마드리드세입자연합은 성명을 통해 “마리카르멘 아바스칼이 오늘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한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마리카르멘’이라는 애칭으로 불린 아바스칼은 지난달 23일 인상된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70년 넘게 살아온 마드리드 자택에서 들것에 실려 강제 퇴거당했다. 이후 심한 불안과 탈진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거센 비판 여론이 일자 아파트 소유주인 부동산 투자회사는 인상 전 수준의 월세로 아바스칼과 재계약을 맺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마드리드세입자연합은 성명에서 “이 비극은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며 “그분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역사적인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해결이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분이 우리에게 늘 당부했던 ‘너의 것을 위해 계속 싸워라’라는 말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아바스칼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마드리드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촛불을 켜고 1분간 묵념했다. 이들은 “우리가 모두 마리카르멘이다”, “투쟁은 계속된다”, “이것은 강제 퇴거가 아닌 살인”이라며 항의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엑스를 통해 “오늘 그분을 잃은 것을 자기 일처럼 아파하는 모든 이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며 애도했다. 산체스 총리가 이번 사태의 여파로 다음 달 29일 조기 총선을 선언한 가운데, 주요 노조는 세입자 단체들과 함께 다음 달 11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조희선 기자
2026-10-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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