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00억 체불’ 위니아, 4년 전부터 퇴직연금 적립 미달…‘시그널’ 놓쳤다

김우진 기자
수정 2026-10-08 17:15
입력 2026-10-08 17:13
대유위니아 가전 3사 체불액 2164억원
위니아전자, 퇴직연금 법정 준수율 5.8%
김주영 의원 “부실 위험신호 있었다”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 약 2000억원을 체불한 대유위니아의 가전 3사가 2022년부터 이미 퇴직연금 법정 적립금을 채우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체불임금이 불어나기 전 ‘시그널’이었던 셈인데 정부의 관리와 감독 밖에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를 통해 확보한 대유위니아 가전 3사 위니아·위니아전자·위니아전자MF의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적립 비율 자료를 보면 이들 기업은 2022년부터 4년 연속 최소적립금을 채우지 못했다. 위니아전자는 3년 평균 5.8%에 그쳤다.
DB형은 외부 금융사에 적립한 직원의 퇴직급여를 기업이 운용하고 책임지는 제도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계산한 금액의 100%를 최소적립금으로 쌓아둬야 한다. 기업의 지급 능력을 유지하고 체불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2022년 기준 위니아전자는 최소적립금 대비 실제 적립금 비율이 5.86%, 위니아전자MF는 14.11%, 위니아는 43.48%에 그쳤다. 위니아전자MF는 2022년 14.11%, 2023년 11.14%, 2024년 9.45%로 오히려 낮아졌다. 2022년 이전 자료는 대전국정자원관리원 화재로 확인할 수 없다.
경영난을 이유로 법적으로 외부에 쌓아둬야 할 퇴직급여 재원이 제대로 적립되지 않은 것이다. 대유위니아 주요 계열사가 법정 적립금 미달로 과태료를 부과받은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대유위니아의 임금 체불은 2022년 노조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고 2023년 수사와 재판이 본격화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2026년 9월 사이 위니아‧위니아전자‧위니아전자MF의 체불 임금, 퇴직금과 기타 체불금품을 합한 금액은 2164억원에 달한다. 이 중 체불퇴직금은 위니아 110억원, 위니아전자 315억원, 위니아전자MF 433억원으로 총 858억원이다.
대유위니아와 같이 DB형 퇴직연금의 적립이나 지급 의무를 지키지 않아 노동부로부터 행정조치를 받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적립금이 부족하면 기업이 부족분을 해소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아 시정명령을 받은 사업장이 지난해 기준 46곳이며 과태료가 부과된 경우는 21건으로 집계됐다.
노동자가 퇴직할 때 퇴직급여와 부족분을 주지 않아 시정명령이 내려진 경우는 2022년 96건에서 지난해 327건으로 3년 사이 3.4배 증가했는데 DB형을 이용하는 기업도, 적립금도 상당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501조 4000억원 가운데 DB형은 45.7%(228조 9000억원)를 차지했다.
DB형의 적립금 비율이 임금 체불 가능성의 척도가 되는 만큼 체불이 발생하기 전 정부가 나서서 예방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노동부도 올해 하반기 사업장 500곳에 대해 감독하고 있다.
김 의원은 “대유위니아 대규모 체불 사태 당시 분명 ‘퇴직연금 적립금 부실’이라는 위험신호가 존재했다”며 “노동부가 최소적립금 부족 사업장을 단순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임금·퇴직금 체불 위험을 조기에 포착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김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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