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왕차희? 요즘 중국 ‘찻집’ 왜 이렇게 많나 했더니”…14억 시장서 자리싸움, 한국까지 왔다

권윤희 기자
수정 2026-10-09 05:57
입력 2026-10-09 05:57
中 차음료 브랜드 잇단 韓 상륙
‘차지’ 5개월 만에 한국 10호점
‘차백도’ 해외점포 44% 한국에
서울 강남과 홍대, 신촌 등 젊은층이 몰리는 상권에서 중국계 ‘찻집’이 빠르게 늘고 있다. 미쉐(MIXUE)와 차백도(ChaPanda), 헤이티(HEYTEA)에 이어 올해는 중국에서 7000개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차지(CHAGEE·패왕차희)까지 한국에 들어왔다.
차지는 지난 4월 30일 강남·용산·신촌에 매장 3곳을 동시에 열었다. 이후 역삼과 시청, 건대, 종로 등으로 출점했고 지난달 30일 서울대입구역점을 열면서 5개월 만에 국내 10호점까지 늘렸다. 미쉐는 2022년, 차백도와 헤이티는 2024년, 아운티제니는 지난해 한국에 진출했다.
중국 차음료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본토의 치열한 점포 경쟁이 있다.
차지 2분기 중화권 GMV 9%↓·해외 114%↑…본토 경쟁 격화중국의 ‘신식 차음료’(新茶饮) 시장은 찻잎에 우유와 과일, 크림 등을 섞어 매장에서 즉석 제조하는 음료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iResearch)는 중국 즉석 제조 차음료 시장 규모가 2024년 2727억 위안에서 2028년 4260억 위안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확대와 함께 브랜드와 점포도 급증했다. 주요 업체들이 상권마다 매장을 늘리고 배달 플랫폼 할인경쟁까지 벌이면서 개별 점포의 거래액은 압박을 받고 있다.
차지의 올해 2분기 중화권 총거래액(GMV)은 71억 563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9% 줄었다. 13개월 이상 운영한 동일점포 GMV도 16.1% 감소했다. 차지는 중화권 가맹점 관련 매출 감소 원인으로 경기 여건과 치열한 업계 경쟁을 들었다.
같은 기간 해외 GMV는 2억 3520만 위안에서 5억 400만 위안으로 114.3% 증가했다. 차백도의 해외 매장도 1년 만에 21곳에서 72곳으로 늘었다. 미쉐는 해외 점포 수를 줄이면서도 신규 국가에 진출하는 등 해외 점포망을 재편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해외 확장에서 한국의 비중은 작지 않다. 차백도는 지난 6월 말 해외 점포 72곳 가운데 32곳을 한국에 운영했다. 약 44%로 국가별 점포 수가 가장 많다. 차지도 한국 진출 당시 한국을 글로벌 확장의 전략적 시장으로 꼽았다.
한국은 카페 음료 소비가 일상화된 시장이다. 국내 커피산업 규모는 2024년 3조 7359억원, 커피전문점은 2023년 기준 10만 6452개에 달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물류·공급망 구축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고, 한국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한 뒤 다른 국가 진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중국 업체들이 한국을 먼저 찾는 이유로 꼽힌다.
차백도 해외점포 44%가 한국…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도 경쟁 압박이런 중국 차음료 브랜드의 확장은 이미 점포 경쟁이 치열한 국내 음료 프랜차이즈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맹점 수 기준 국내 10대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은 2021년 1만 1109곳에서 2024년 1만 5692곳으로 41.3% 늘었다. 같은 기간 가맹점 연평균 매출은 메가MGC커피가 10.7%, 컴포즈커피가 0.8% 증가했고 더벤티는 5.0% 감소했다. 점포 수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개별 점포의 매출 증가는 제한적이었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도 밀크티와 말차, 과일음료, 스무디 등 비커피 메뉴를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가 카페에서 쓰는 ‘한 잔 값’과 핵심 상권의 유동인구를 놓고 중국 차음료 브랜드와 경쟁해야 한다.
중국 업체들은 수천~수만개 점포를 운영하며 구축한 공급망과 원가관리, 빠른 제품 개발 능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미 과밀한 상권에서 새로운 대형 경쟁자가 들어오는 셈이다.
차지와 차백도 등 중국 차음료 브랜드의 매장은 강남·홍대·신촌·종로 등 서울 주요 상권으로 넓어졌다. 본토에서 점포 경쟁을 벌여온 중국 브랜드와 이미 포화한 국내 음료 프랜차이즈가 한국 소비자의 ‘한 잔’을 놓고 맞붙기 시작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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