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FTA 어업인 지원 수산발전기금…“25년간 기업 기부금 0원”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수정 2026-10-08 15:00
입력 2026-10-08 14:54

2001년 설치 이후 민간 출연 ‘전무’
기업 참여 유도·홍보 실적도 ‘0건’
서삼석 “제도적 유인책 마련해야”

경유 가격 급등에 커지는 출어 부담 서귀포항에 갈치 등을 낚는 연승어선 여러 척이 정박해 있다. 2026.4.13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어업인 등의 지원에 활용되는 ‘수산발전기금’에 25년 동안 기업이 낸 기부금이 단 한 푼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기금 설치 이후 정부 출연금에 의존해 온 기금 운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수산위원회 위원장인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수산발전기금 운용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기준 수산발전기금 재원 9119억원 가운데 88%에 달하는 8072억원이 정부 출연금과 융자금 회수에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약 1000억원 역시 비축 수산물 매각과 수면 이용료 등으로 조성됐다.


수산업기본법에 따라 수산업 경영의 지원, 수산물 유통 구조 개선 및 가격 안정, 경쟁력 있는 수산업 육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된 수산발전기금은 정부 출연금뿐 아니라 정부 외의 자의 출연금 또는 기부금도 기금 재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부산 시대 여는 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 임시청사 개청식을 앞둔 22일 부산 동구 해수부 본관 건물 외벽에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5.12.22.


그러나 2001년 기금 설치 이후 올해 9월까지 25년간 기업의 기부 실적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기금을 운용하는 해양수산부와 위탁 관리하는 수협 역시 해양수산·식품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기금 기부를 홍보하거나 참여를 독려한 실적도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예산도 별도로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금의 여유 자금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 수산발전기금의 총지출액은 4조 2451억원으로 이 중 24%에 달하는 1조 100억원을 여유 자금을 활용해 지출을 충당해 왔다.

2015년 한 해 약 3000억원에 달했던 여유 자금은 올해 9월 900억원대까지 감소했다.

발언하는 서삼석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서삼석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0.07.


이에 따라 FTA 등 시장 개방에 따른 어업인 피해에 대응하고 수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 재정에 편중된 기금의 재원 구조를 다변화하고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 위원장은 “수산발전기금은 어업인의 생업과 수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마중물 재원이자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CPTPP) 등 시장 개방에 따른 피해에 대응해야 할 기금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지만, 정부가 법에서 정한 민간 출연·기부 재원을 25년간 사실상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 개방으로 혜택을 얻는 산업과 수산물 유통·식품 관련 기업 등이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기금 조성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기업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유인책과 홍보 방안을 마련하고, 수산발전기금의 안정적인 재원 확충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윤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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