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정 성매매하다 성병 걸린 30대女… “결혼하자”는 ‘틴더 조종사’에 속은 피해자였다 [월드픽]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수정 2026-10-09 21:10
입력 2026-10-08 14:02
이탈리아 국적 30대 남성 인신매매 혐의
두바이로 여성 데려가 수개월 성매매 강요
“성매매 성공할 외모 못 돼” 황당 주장도
싱가포르法, 탈모 피고인에 “당신이 반례”
징역 8년·태형 6대·벌금 940만원 선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시내에 환한 빛을 밝힌 조형물이 보인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6.9.24 AP 연합뉴스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알게 된 여성에게 결혼을 미끼로 원정 성매매를 강요한 남성이 싱가포르 법원에서 징역형과 태형,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7일(현지시간) 채널뉴스아시아(CNA)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싱가포르 법원은 이날 이탈리아 국적의 아크라프 아르자우이(32)에게 징역 8년과 태형 6대, 벌금 9000싱가포르달러(약 940만원)를 선고했다.


형량 선고에 앞서 지난 4월 열린 재판에서 법원은 아르자위의 인신매매 등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사건이 발생한 건 2021년이었다. 그해 3월 싱가포르에 입국한 아르자우이는 데이팅 앱 틴더에서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피해 여성 A씨를 알게 됐다. 당시 아르자우이는 자신이 카타르 출신의 부유한 조종사인 것처럼 행세했다.

싱가포르에서 짧은 연애 기간을 가지던 중 아르자우이는 A씨에게 카타르에서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그와 결혼하고 싶었던 A씨는 우선 경유지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까지 동행했다.



그러나 아르자우이는 처음부터 카타르로 갈 생각이 없었다. 그는 두바이에 머물면서 카타르 입국 전 자금 증명을 위한 1만 달러(약 1340만원)가 필요한데 지금 당장 돈이 없으니 A씨가 성매매로 돈을 벌어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성매매를 해야만 아르자우이와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를 받아들였고 이후 몇 달간 성노동자로 일했다. 이런 상황은 A씨가 성병에 걸려 성매매를 그만둔 같은 해 9월까지 이어졌다. 이후 A씨는 싱가포르로 귀국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두바이몰 인근 조형물 앞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6.9.24 AP 연합뉴스


아르자우이는 2023년 11월 별도 범죄로 싱가포르 경찰에 체포됐다.

재판 과정에서 아르자우이 측은 A씨의 당시 행동은 성매매를 강요당한 사람으로 볼 수 없었다며 인신매매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이 사건 재판부는 “피고인 측 주장은 피해자는 특정 방식으로 행동하거나 반응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근거하고 있을 뿐이다. 인간은 주어진 상황에 대해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반응한다”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르자우이 측은 또 “A씨의 외모를 고려할 때 성매매 종사자로서 성공적으로 일했을 것이라고 믿기 힘들다”는 외모 비하적인 주장도 펼쳤다.

재판부는 “그런 주장은 특정한 물리적 속성만이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인간의 취향은 매우 다양하며, 보편적인 미의 기준도 없다”면서 “반례를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이번 사건은 키가 크지도 않고, 피부가 하얗지도 않고, 머리숱이 풍성하지 않아도 외모로 호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어 통역사를 통해 재판을 듣고 있던 아르자우이는 탈모가 상당히 진행 중인 상태였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지역에 있는 대관람차 ‘싱가포르 플라이어’와 뒤로 보이는 고층빌딩들이 안개에 휩싸여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6.9.15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부는 A씨의 진술과 두 사람 사이의 문자 메시지 등을 근거로 유죄를 입증할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편 싱가포르 형법에서는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인신매매를 한 사람은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최대 10만 싱가포르달러의 벌금형, 최대 6대의 태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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