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변기 대란’…발칵 뒤집힌 美 대형 여객기 ‘긴급 착륙’, 무슨 일 [월드픽]

김성은 기자
수정 2026-10-08 11:48
입력 2026-10-08 11:48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로 향하던 아메리칸항공 여객기가 기내 화장실이 줄줄이 고장 나는 바람에 비행 도중 뉴욕에 내려앉았다. 300명 가까운 사람이 10시간 넘게 화장실 단 두 칸에 기대야 할 처지가 되자 조종사가 긴급하게 경로를 바꾼 것이다.
7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마드리드를 떠나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으로 가던 아메리칸항공 37편은 지난 6일 오후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시 이 비행기에는 287명이 타고 있었다. 마드리드에서 댈러스까지는 보통 10시간 넘게 걸린다.
이 비행기에는 원래 화장실이 8개 있지만 이날 제대로 쓸 수 있는 곳은 2개뿐이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성명을 내고 “승무원이 사용 가능한 화장실 수가 부족하다고 보고한 뒤 뉴욕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착륙을 앞두고 오간 교신 내용도 공개됐다.
조종사가 관제탑에 “37편은 지금 화장실이 두 개만 작동한다”고 알리자, 관제사는 “화장실이 두 개뿐이라는 말이 맞느냐”고 되물었다. 조종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문제는 연료였다. 비행기에는 4시간 넘게 날 수 있는 연료가 남아 있어 평소 착륙할 때보다 훨씬 무거운 상태였다. 이렇게 무거운 채로 내려앉으면 브레이크가 지나치게 뜨거워지는 등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조종사는 ‘팬팬(pan-pan)’을 선언했다. 팬팬은 목숨이 걸린 비상 상황은 아니지만 당장 조치가 필요할 때 보내는 국제 표준 긴급 신호다.
비행기는 무사히 착륙했다. 뉴욕 공항에서 3시간 넘게 머물며 정비를 마친 여객기는 다시 목적지인 댈러스로 향했다.
화장실이 고장 난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비행기 화장실은 공기 압력을 이용하는 복잡한 진공 흡입 구조여서 이물질 등으로 막히거나 고장이 나기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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