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갤럭시 10년차가 써본 아이폰18 프로 맥스

민나리 기자
수정 2026-10-08 09:14
입력 2026-10-08 09:14
가변 조리개·배터리 효율 등 신제품 변화 뚜렷
페이스ID는 편했지만 뒤로가기는 낯설어
애플워치까지 써보니 더 크게 느껴진 생태계
10년 넘게 갤럭시 스마트폰을 써왔다. 현재 사용하는 제품은 갤럭시 S24+다. 노트북도 삼성 제품이고 애플 생태계에는 발을 들여본 적이 없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18 프로 맥스와 애플워치 시리즈12를 며칠간 사용해 볼 기회가 생겼다. 최신 제품끼리 성능을 겨루기보다는 이미 갤럭시 사용법이 몸에 밴 이용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차이를 살펴봤다.예쁜 버건디, 묵직한 프로 맥스첫인상은 강했다. 새로 나온 버건디 색상은 주변에서 “색이 예쁘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을 만큼 눈에 띄었다. 신형 아이폰이라는 사실보다 색상에 먼저 반응하는 사람이 많았다. 매년 새 제품을 찾는 이용자에게는 이런 시각적 변화와 주변의 반응도 신제품을 쓰는 재미의 일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손에 쥐자마자 느껴진 것은 무게였다. 갤럭시 S24+는 196g인 데 비해 아이폰18 프로 맥스는 249g으로 53g 무겁다. 같은 프로 라인업의 아이폰18 프로는 211g이다. 애플은 프로 맥스에 17.4㎝ 화면과 대용량 배터리를 넣었고, 두께도 8.75㎜로 늘렸다.
갤럭시에는 젤리 케이스를 씌우고 아이폰은 케이스 없이 사용했는데도 프로 맥스 쪽의 무게감이 확실했다. 평소에도 스마트폰 무게가 손목 부담으로 느껴지는 편이라 장시간 메인폰으로 쓴다면 피로가 쌓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화면과 긴 배터리 사용시간을 얻는 대신 매일 손에 쥐는 부담도 함께 커지는 셈이다.
익숙함의 벽…뒤로가기는 손에 걸렸다무게보다 더 크게 다가온 것은 사용 방식의 차이였다. 갤럭시는 화면 좌우 어느 가장자리에서든 안쪽으로 밀면 이전 화면으로 돌아간다. 몇 년간 반복한 동작이라 거의 의식하지 않는다.
아이폰도 왼쪽 가장자리에서 밀거나 화면 상단의 이전 버튼을 눌러 앞 화면으로 돌아갈 수 있다. 다만 안드로이드처럼 시스템 전반에서 어느 화면에서나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뒤로가기는 아니다. 앱과 화면에 따라 ‘완료’나 닫기 버튼을 눌러야 하는 경우도 있다. 며칠간 사용하면서 가장 자주 흐름이 끊긴 것도 이 지점이었다. 기능이 없다기보다 오랜 시간 몸에 밴 사용법을 다시 익혀야 하는 데서 오는 마찰이었다.
반대로 페이스 ID는 빠르게 적응됐다. 화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잠금이 풀리는 속도가 빨랐고, 별도의 동작을 거의 의식하지 않게 됐다. 이번 아이폰18 프로 시리즈는 페이스 ID용 적외선 카메라 일부를 디스플레이 아래로 옮기면서 다이내믹 아일랜드 크기도 약 25% 줄였다. 실제 사용에서는 이 변화 때문에 인식 속도가 떨어졌다는 느낌은 없었다. 처음 등록할 때 한 차례 기기가 재부팅됐지만 이후 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갤럭시에서 특히 놓기 어려운 기능은 ‘서클 투 서치’였다. 화면 속 물건이나 외국어 문구를 곧바로 선택해 검색·번역하는 방식이 이미 일상적인 사용 습관이 됐다. 아이폰에도 비주얼 인텔리전스가 있어 화면 속 대상을 검색하거나 텍스트를 번역·요약할 수 있다. 다만 기능의 유무보다 중요한 것은 원하는 순간 얼마나 자연스럽게 꺼내 쓰느냐였다. 이미 손에 밴 제스처와 새로 배워야 하는 사용 방식 사이의 차이가 컸다.
카메라는 더 ‘프로’답게카메라는 이번 아이폰의 변화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아이폰18 프로 시리즈에는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와 함께 가변 조리개가 처음 적용됐다. ƒ/1.48·1.8·2.8·4.0 가운데 조리개를 선택할 수 있고, 셔터 속도와 화이트밸런스, 히스토그램 등 직접 조절할 수 있는 항목도 늘었다. 4배 망원과 광학 품질의 8배 망원도 지원한다.
이는 기존 아이폰 이용자에게는 꽤 의미 있는 변화다. 애플은 그동안 계산사진에 많은 부분을 맡겨왔는데, 이번에는 이용자가 결과물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혔다. 아스테크니카도 가변 조리개와 수동 제어 확대를 “애플의 계산사진 방식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변화”로 평가했다. 다만 일반 이용자가 촬영할 때마다 조리개와 화이트밸런스를 직접 바꿔가며 사용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실제로 사용하면서 더 유용하게 느껴진 것은 초점이었다. 행사장이나 간담회처럼 촬영자와 피사체가 함께 움직이는 상황에서 원하는 인물에 초점을 두고 계속 따라가기 수월했다. 아이폰18 프로에는 스마트 초점 추적과 초점·심도 제어 기능이 들어갔다. 촬영 기능이 복잡해졌다는 사실보다 초점을 다시 잡아야 하는 순간이 줄어든 점이 더 크게 와닿았다.
배터리·발열, 기존 이용자가 반길 변화오히려 예상 밖이었던 것은 배터리였다. 주변에서 비교적 오래된 아이폰을 쓰는 이용자들이 카페나 사무실에서 자주 충전기를 찾는 모습을 봐온 탓에 아이폰은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는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아이폰18 프로 맥스를 며칠간 사용하면서는 충전 때문에 불편하다는 느낌이 거의 없었다.
애플은 이번 세대에서 배터리 사용시간을 주요 변화로 내세웠다. 국내 공식 기준으로 프로 맥스는 일반 사용 최대 29시간, 동영상 재생 최대 43시간을 지원한다. 전작 프로 맥스보다 동영상 재생 시간이 최대 6시간 늘었다. 가디언 역시 아이폰18 프로를 중간 정도 사용했을 때 약 이틀을 버티는 배터리를 주요 장점으로 꼽았다.
발열 개선도 기존 아이폰 이용자들이 이번 세대에서 반길 만한 변화다. A20 프로 칩과 함께 베이퍼 챔버를 확대해 장시간 고부하 작업에서도 성능과 온도를 유지하도록 했다. 아스테크니카는 이번 제품에서 가장 반가운 변화로 배터리와 발열 개선을 꼽으며, 몇 세대 전 아이폰보다 일상적인 사용에서 기기가 덜 뜨겁게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워치는 큰 혁신보다 ‘덜 귀찮게’애플워치 시리즈12는 건강 데이터를 해석해주는 기능을 강화했다. 새로 추가된 ‘준비 상태’는 활동량과 훈련량, 활력 징후, 수면 점수를 종합해 0~10점으로 몸 상태를 보여준다. ‘회복 필요’부터 ‘최고조’까지 단계별로 제시되며, 새로운 데이터가 들어오면 하루 중에도 점수가 바뀐다. 최소 일주일가량 수면 데이터를 쌓아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가장 체감된 변화는 배터리였다. 시리즈12는 일반 사용 최대 24시간, 저전력 모드에서는 최대 38시간을 지원한다. 15분 충전으로 최대 12시간, 5분 충전으로 최대 10시간의 수면 추적이 가능하다. 저전력 모드로 사용했을 때는 충전 빈도가 생각보다 낮아 밤에도 계속 착용하기 수월했다. 카페에서 음악이 나오자 샤잠이 자동으로 곡을 찾으려 한 것도 소소한 편의였다.
이번 세대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 기반 ‘시리 AI’도 강조됐다. 자연어로 질문하거나 운동 루틴 등을 묻고 개인 맥락에 맞춘 답을 받을 수 있지만, 현재는 영어 중심으로 제공돼 한국어 이용자가 바로 체감하기는 어렵다. 한국어 지원은 연내 예정돼 있다.
기기보다 더 크게 체감된 생태계해외 평가를 종합하면 아이폰18 프로 시리즈는 매년 신제품으로 갈아타는 이용자보다는 몇 세대 전 모델을 쓰는 이용자일수록 변화가 크게 느껴지는 제품에 가깝다. 아스테크니카도 아이폰17 프로 이용자라면 업그레이드 유인이 크지 않지만, 오래된 모델에서 넘어올 경우 배터리와 발열, 카메라 개선이 누적돼 체감 폭이 커진다고 평가했다.
갤럭시를 오래 써온 입장에서도 아이폰18 프로 맥스의 장점은 분명했다. 버건디 색상과 카메라는 신제품을 쓰는 재미를 줬고, 페이스 ID와 배터리는 짧은 사용 기간에도 편리함이 와닿았다. 애플워치 역시 화려한 새 기능보다 충전과 착용의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쪽이 더 인상적이었다. 동시에 스마트폰 한 대를 바꾸는 일이 곧 익숙한 사용 방식과 주변 기기까지 연결된 생태계를 옮기는 일이라는 점도 선명해졌다. 새 아이폰이 이런 장벽까지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볼 대목이다.
민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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