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권 해커, ‘서민금융 공공기관’ 서금원·신복위까지 노렸다

서유미 기자
수정 2026-10-08 00:26
입력 2026-10-08 00:26

연쇄 해킹 IP와 동일… 피해는 없어
취약계층 소득·부채 정보 유출되면
“정부 대출” 접근 맞춤형 사기 우려
금감원, AI 해킹 전 은행에 17번 경고

최근 은행권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피해자들의 집단소송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7일 서울 시내에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ATM)가 설치돼 있디.
7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초동의 한 로펌은 이날 오후 신한은행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집단소송 원고 모집에 나섰다. 신한은행뿐 아니라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BNK부산은행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에서도 침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사실이 알려지며 관련 피해자들의 집단소송 움직임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2026.10.7
연합뉴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권 연쇄 해킹’ 사고의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민금융 정책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도 지난 2일 유사한 해킹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관이 다루는 소득·부채·연체 정보가 유출되면 서민의 절박한 사정을 악용한 맞춤형 금융사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안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서금원과 신복위는 지난 2일 두 기관 홈페이지를 겨냥한 해킹 공격 인터넷주소(IP)와 은행권 해킹 공격에 사용된 IP가 동일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공격자는 비대면 상담용 챗봇에 대환대출·정책자금 등 익숙한 단어를 입력하며 취약점을 찾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관이 실시간으로 대응해 초기 단계에서 공격을 차단하면서 정보 유출 등 피해는 없었다.


서금원은 은행 대출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층에 햇살론 등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신복위는 빚을 갚기 어려운 채무자의 상환 부담을 줄이는 채무조정을 돕는 공공기관이다. 은행·저축은행·캐피탈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일으킨 연쇄 공격이 서민의 재기를 돕는 ‘금융 안전망’까지 향한 것이다.

특히 두 기관은 정책대출과 채무조정 과정에서 신청자의 소득·부채·연체 여부 등을 확인한다. 관련 정보가 유출되면 ‘누가 얼마나 경제적으로 어려운지’까지 드러날 수 있어 개인의 경제적인 사정이 노출될 수 있다.

이런 정보가 유출되면 사기범이 ‘정부 지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빚을 줄여 주겠다’며 접근해 급전이나 채무조정이 절실한 사람에게 추가 피해를 줄 가능성도 있다. 황석진 동국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단순히 개인 정보 유출을 넘어서 개인의 경제적 취약성을 이용한 맞춤형 보이스피싱으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며 “민간회사는 물론 공공기관에 대한 정보보안 시스템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격자가 개인정보를 빼내 거래하려 했을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두 공공기관을 겨냥한 구체적인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AI의 자동화 도구를 이용하면 전방위적으로 탐색한 뒤 취약점이 발견되는 기관부터 공격하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AI를 악용한 해킹 공격이 본격화하기 앞서 시중은행 등에 이미 십여 차례 보안 강화를 주문했지만, 실제 피해를 막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8~9월 사이버 위협에 대비하라는 취지의 보안 권고문을 총 17차례 배포했다.

금감원은 권고문을 통해 “국가 배후 해킹조직에 의한 외부 노출 정보기술(IT) 자산 등에 대한 침해 시도가 확인됐다”며 금융회사에 보안 조치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실제 지난 9월 11일 KDB생명에서도 침해 시도가 발생했지만, 정보 유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서유미·황인주 기자
2026-10-08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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