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지뢰 ‘공격’ 규정엔 선 그은 정동영 “유엔사, 안일했다” [영상]

권윤희 기자
수정 2026-10-07 18:44
입력 2026-10-07 18:41
“정부 문제제기에도 유엔사가 안일”
“北 지뢰 폭발, 공격으로 특정 못 해”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남쪽에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해 우리 장병의 발목이 절단된 사건을 두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공격’으로 규정하는 데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유엔군사령부의 사전 대응에는 “안일한 태도”였다고 비판했다.
정 장관은 7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이번 사건을 북한의 공격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아직은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북한이 심어 놓은 지뢰라는 물건에 대한민국 국민을 살상하는 것 외에 다른 목적이 있느냐”며 “북한군이 심은 지뢰를 밟고 우리 영역에서 발목이 절단됐으면 공격받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정 장관은 북한군이 우리 군을 겨냥해 지뢰를 매설했는지에 대해 “그 의도에 대해서는 아직 최종 발표가 되지 않았다”며 “기본적으로 지뢰 폭발 사고로 규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검증하고 있다”며 “유엔사도 그 의도에 관해서는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지점이 MDL 이남이라는 군의 판단에는 동의했다. 한 의원이 “우리 군은 분명히 MDL 남쪽 우리 영역이라고 발표했다”고 하자 정 장관은 “우리 정부의 입장은 MDL 남쪽 10m를 침범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 의원이 이에 동의하느냐고 재차 묻자 “동의한다”고 했다.
한동훈 의원 “우리 영역서 발목 절단됐는데 공격 아닌가”한 의원은 북한에 대한 책임 추궁과 후속 대응도 요구했다.
그는 “문제는 지뢰를 심어서 우리 군을 공격하고 상해를 가한 북한에 대한 책임 추궁이 빠져 있다는 것”이라며 “책임 추궁이 필요하냐, 안 하냐”고 물었다.
정 장관은 “지금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 의원이 북한이 우리 정부의 사과 요구를 거부한 뒤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냐고 묻자 정 장관은 “지금 서로 주장이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의원은 “‘서로 주장이 다르다’는 것은 심판 볼 때 하는 말이고 정동영 장관은 대한민국 통일부 장관”이라며 “지뢰를 우리 군 쪽에 묻어 놓은 것이 어떻게 불의의 사고일 수 있느냐. 우리 군이 밟고 터지고 발목이 날아가라고 심은 것 아니냐”고 했다.
정 장관은 “강력히 항의하고 사과 요구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 의원이 “‘공격’이라는 말이 싫으면 좋다. 북한이 우리 군 발이 날아가라고 남쪽에 심어 놓은 건 맞느냐”고 묻자 정 장관은 “맞다. 지뢰를 밟으면 사고가 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이 “공격이라고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거듭 따지자 정 장관은 “근본 문제를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한 의원은 “근본 문제는 철학자들이 생각하는 것”이라며 “장관은 국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말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김건 질의엔 “정부는 문제제기…유엔사는 방어적으로 봐”정 장관은 이와 별도로 김건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서는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에 대한 유엔사의 기존 대응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북한이 MDL을 따라 철책과 방벽을 설치하고 전술도로를 건설하며 지뢰를 매설하는 작업을 계속할 경우 정전협정 체제가 무력화할 수 있다며 정부 대책을 물었다.
정 장관은 “우리 정부는 정전협정의 무실화 효과를 가져오는 북한의 철책과 전술도로, 지뢰 매설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유엔군사령부는 이것(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방어적인 목적으로 간주했다”며 “유엔사가 이 사건(DMZ 지뢰 폭발) 전에는 좀 안일한 태도를 가졌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뢰 사건을 계기로 유엔사의 판단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유엔사는 이것이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는 견해를 가져왔는데, 이번 지뢰 사고에 대해선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했다”며 “정전협정 체제가 무시되고 있는 것을 어떻게 바로 갈 것인지 우리와 유엔사 간 긴밀한 협의가 당면한 과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북한이 남부국경 요새화로 정전협정 체제를 무력화하는 것을 우리가 수용할 수 없다”며 “정전협정 관리 주체인 유엔사와 협의해 이 문제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것이냐”고 묻자 정 장관은 “맞는다”고 답했다.
군은 지난 5일 유엔사와의 공동조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등을 토대로 지난달 21일 폭발이 북한군이 MDL 이남에 매설한 수지반보병지뢰에 의해 발생했다고 최종 판단했다. 군 간부 3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1명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
정 장관은 우리 군이 사고 지점 일대의 MDL 이남 북한군 지뢰지대를 제거한 조치에는 “적절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안전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해법으로는 남북 간 적대관계 해소를 제시했다. 정 장관은 “적대와 증오가 이렇게 만든 것”이라며 “이것을 해소하는 것이 근본 대책”이라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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