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엔 북한대표부 전화하면 “하하, 쓰레기 가져가”…3년째 해킹 방치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수정 2026-10-07 18:47
입력 2026-10-07 17:37

해킹된 전화번호 보도자료까지
북한의 대미외교 무관심 반영
김정은, 푸틴 생일에 축전 보내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달 28일 제81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홀리 쉿, 오 마이 갓, 쓰레기를 가져가요. 하하하, 노스 코리아(북한)는 쓰레기예요.”

7일 유엔(국제연합)에 등록된 북한 대표부의 번호로 전화를 걸자 흘러나온 믿을 수 없는 음성 메시지였다.


음성사서함 안내 메시지에는 북한이 쓰레기란 것 외에 “김정은과 얘기하고 싶으면 나한테 얘기하라. 내가 그한테 말할 것이고 그다음 우리가 너한테 말해주겠다. 누군가는 곧 먹을 것을 얻게 될 테지”라며 북한의 식량난을 비웃는 내용도 있다.

지난 1991년 북한은 한국과 동시에 유엔에 가입했으며, 뉴욕 유엔본부 바로 옆 디플로맷 센터 건물 13층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주유엔 북한 대표부의 대표전화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는 북한에 대한 조롱 메시지는 약 3년 전 해킹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김선경 북한 외무상 부상이 제81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때도 북한은 해킹된 음성 메시지가 있는 전화번호를 보도자료에 실었다.

CNN은 음성사서함의 메시지를 해킹하기는 매우 쉽다며 대부분 전화번호 네 자리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숫자 암호 네 자리를 알아내는 것도 손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달 28일 제81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유엔 명부에 따르면 북한 대표부는 23명의 상주 직원을 두고 있으며, 북한은 미국과 수교를 맺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외교관 및 보좌관들은 뉴욕시에서 40㎞ 이내에만 거주하고 머무를 수 있다.

북핵 문제 협상에 참여했던 조엘 위트 전 국무부 조정관은 CNN에 “2019년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시도에 미국과 북한의 외교관계는 완전히 단절됐다”면서 “대신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면서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킹된 북한 대표부의 음성사서함 메시지는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에 관심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해 한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를 주유엔 북한 대표부에 전달했으나 수령을 거부당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생일을 맞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나는 당신과 훌륭한 친분을 맺고 우리 두 나라 사이 관계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가고 있는데 대하여 기쁘게 생각한다”며 축전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형제적 러시아연방과 맺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 동맹관계를 중시하고 공동의 사업을 줄기차게 확대 발전시키는 것은 확고부동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윤창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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