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틈타 싹쓸이… 중국 무기, 중앙아시아 방공망 집어삼켰다 [밀리터리노트]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수정 2026-10-07 15:13
입력 2026-10-07 15:13
중국의 FK-2000 미사일-포 방공 시스템. 뉴시스


러시아의 전통적 ‘앞마당’으로 불리던 중앙아시아의 안보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산 무기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안보 공백이 발생하자, 그 빈자리를 중국산 무기체계가 빠르게 채워 넣는 양상이다.

독립기념일 퍼레이드서 포착된 ‘FK-2000’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과 군사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시가바트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퍼레이드에서 중국산 최신 방공 시스템인 ‘FK-2000’ 장갑차 최소 10대를 비롯한 대량의 중국제 군사 장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FK-2000은 중국 국영 항공우주과학산업공사(CASI)가 개발한 이동식 대공 방어 시스템이다. 단거리 미사일과 30mm 쌍열 기관포, 고성능 레이더 및 전자광학 센서가 단일 기동 플랫폼에 결합한 형태로, 드론·헬기·순항미사일 등 저고도 공중 위협을 효과적으로 요격하도록 설계됐다. 중국 해방군보에 따르면 이 시스템의 미사일 사거리는 최대 25㎞에 달한다.

우크라이나·중동 정세 불안…방공 현대화의 이해관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겨냥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대공습 상상도. 인공지능(AI) 도구 활용. 2026.5.29 서울신문


투르크메니스탄은 이미 2016년부터 FM-90, KS-1A, FD-2000 지대공 미사일과 YLC 시리즈 레이더 등 중국제 방공망을 점진적으로 도입해 왔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FK-2000 추가 도입에 대해 중국 장비를 기반으로 한 방공 현대화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본다.



특히 이란과 긴 국경을 접하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 입장에서는 최근 고조되는 중동 정세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저고도 위협 요격 능력을 선제적으로 강화할 필요성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 넘어 안보 맹주 자리까지 노리는 중국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이 극대화된 지난해 8월 5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 주변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중국군 군함에 승선한 군인이 망원경으로 대만을 바라보고 있다. 대만의 해안선과 산맥의 윤곽이 뚜렷하게 보일 만큼 가까운 곳에서 촬영됐다. 서울신문 DB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를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 중앙아시아 내 지정학적 주도권 변화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무기 재고가 줄어들자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대체 공급처를 찾기 시작했고, 막강한 생산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이 이를 틈타 방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들어간 것이다.

워싱턴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의 라일 골드스타인 연구원은 “러시아의 역할이 줄어든 틈을 타 중국이 중앙아시아에서 ‘일대일로’ 중심의 경제적 영향력을 넘어 안보·군사 영역까지 영향력을 전면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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