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체납 1위’ 권혁, 체납세금 4000억 납부하기로…국세청 역사상 ‘최대 규모’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수정 2026-10-07 14:17
입력 2026-10-07 13:25
권혁 시도상선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15년간 4000억원 가까운 세금을 내지 않아 ‘개인 고액 체납’ 1위에 올랐던 권혁 시도그룹 회장이 체납 세금을 모두 내기로 했다.

국세청은 고액 체납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 추적 결과, 권 회장이 개인 체납액 3938억원을 완납할 납부 계획을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2011년 종합소득세 고지 이후 약 15년 동안 내지 않았던 체납액으로, 권 회장은 먼저 지난 7월 현금 1000억원을 납부했다. 국세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체납 세금 납부 규모다.


나머지는 납부 계획을 제출했다. 권 회장은 자신의 명의 국내 재산이 없어 해외 소재 선박 5척을 담보로 제공했다. 이 선박의 가치는 잔여 체납액을 초과한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현재 이 담보의 적정성 평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해외 소재 선박을 담보로 제공한 첫 사례인 만큼, 감사원 사전 컨설팅도 함께 받고 있다고 국세청은 덧붙였다.

권 회장 본인 체납액, 그리고 이 체납액에 관한 2차 납세의무를 지게 된 관련 법인의 체납 지정액까지 포함하면 장부상 총 체납액은 7902억원이다. 권 회장이 3938억원을 모두 납부하면 법인에 부과된 2차 납세의무 체납액도 모두 소멸되므로 장부상 체납액 전체가 정리된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렇게 많은 체납 세금을 납부한 것은 국세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계획대로 납부되거나 담보물을 강제 징수하게 되면 약 8000억원의 체납액이 소멸된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그동안 자신이 한국 거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납부할 세금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번에는 완납할 뜻을 밝혔다.

류충선 국제조세관리관은 “권 회장은 선박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의 장보고가 돼 경제에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며 “리스크가 있는 현 상황에서 사업을 영위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1990년대부터 일본과 홍콩, 한국 등에서 해운업체를 운영하며 ‘선박왕’으로 불리던 인물이다. 지난 2011년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차명 주식과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역외 탈세 혐의가 드러나 거액의 세금과 추징금이 부과됐지만 15년 동안 납부하지 않아 최고액 체납자가 됐다.

권 회장이 2011년 종합소득세 고지 이후 15년 만에 체납 세금을 완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건 현 정부 들어 국세청이 전개한 강도 높은 고액 체납 징수 활동의 성과로 평가된다.

국세청은 올해 1월 해외자금추적팀을 시작으로 고액 체납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체납자의 해외 은닉 재산에 대해 강도 높은 추적을 전개해 왔다.

지난해부터 호주, 인도네시아, 헝가리, 벨기에, 영국, 라이베리아, 뉴질랜드, 캄보디아 등과 징수 공조·정보 교환 실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해외 은닉 자산에 대한 정보 공유를 확대했다.

또 해외에 있어 압류가 어려울 수 있는 재산에 대해서는 관련 판례를 바탕으로 연구 용역과 법률 자문 등을 통해 압류 가능 재산과 압류 방법을 검토해 왔다.

국세청은 체납 징수 활동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세무조사와 체납 추적을 연계하는 특별조사팀을 서울국세청 조사4국 등 전(全) 지방청 비정기 조사국에 최초로 설치할 계획이다.

특별조사팀은 주요 체납자에 대한 체납처분 면탈범 조사를 실시하고, 자금 유출 등 탈세 혐의가 있는 체납자 및 관련 법인에 대해서는 비정기 조사를 추가 실시하여 악의적 체납에 빈틈없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임광현 청장은 “TF의 경험을 발판으로 단기적 징수 성과가 중장기적 성과로 이어지게 해 체납자가 전 세계 어느 곳에도 재산을 숨길 수 없도록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추적하고 반드시 징수하겠다”며 “이를 통해 조세 정의를 실현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공정한 세정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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