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기운 몰려든다… KIA의 ‘운수 좋은 날’

박현진 기자
수정 2026-10-07 00:22
입력 2026-10-07 00:22

프로야구 시즌 막판 행운 폭주

LG와의 3연전 스윕하며 3위 올라
대주자 적중하고 상대는 실책 연발
삼성 선발, 페덱 아닌 장찬희 호재
이범호 감독.
연합뉴스


또다시 우주의 기운이 몰려드는 것일까.

2009년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둔 시점이었다. 당시 KIA 지휘봉을 잡았던 조범현 감독(현 경일대 감독)은 “우주의 기운이 KIA를 향해 몰려들고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그해 KIA는 SK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9회말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으로 10번째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그런데 2026시즌 막바지 KIA가 우주의 기운을 다시 받기라도 한 것처럼 폭주하고 있다.


KIA는 개천절 연휴 동안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3연전을 스윕하며 1게임 차 3위로 올라섰는데 그 과정이 참으로 절묘했다. 첫날인 3일에는 4-4로 맞선 9회초 1사 1, 3루 상황에서 김선빈의 번트 타구가 애매한 지점으로 흐르며 승부를 갈랐다. LG 1루수 이영빈이 1루측 파울라인을 따라 흐르는 타구를 낚아채 1루로 던져 타자주자를 아웃시켰지만 그 사이 김도영이 홈을 밟았다. 타구를 잡지 않았으면 그대로 파울이 됐을 것이라는 주장과 페어 볼이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을 정도로 논란거리가 됐다.

4일에도 이범호 KIA 감독의 선수 교체가 작두를 탄 듯 딱딱 들어맞았다. 역시나 9회초 무사 1, 3루에서 김태군이 중전적시타로 3루 주자 김규성을 불러들였고 1루에 있던 김호령은 3루까지 내달렸다. 이 감독은 김민규를 김태군의 대주자로 내보냈다. 김민규는 1사 만루에서 해럴드 카스트로의 타구가 내야를 살짝 벗어난 지점으로 향해 태그업이 어려워 보였지만 베이스를 리터치한 뒤 전광석화처럼 홈으로 내달렸다. 여유로운 세이프.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마지막 날인 5일에는 7회말 LG의 공격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선두타자 이주헌이 좌전안타를 터뜨렸다. KIA가 4-3까지 따라붙은 상황이라 쐐기점이 필요했던 LG는 착실하게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다. 홍창기가 중견수 플라이로 돌아섰지만 박해민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그러나 KIA 우익수 나성범의 레이저 송구가 홈으로 뿌려졌고 이주헌은 객사했다. 발이 빠른 대주자를 내보냈다면 훨씬 쉽게 상황을 풀어갈 수 있었다. 벤치에는 이주헌의 뒤를 받칠 포수 박동원도 있었는데 LG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KIA는 또다시 9회초 김도영의 3점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어 버렸다.



5일 경기를 앞두고는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크리스 페덱이 6일 KIA전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페덱은 당초 4일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등에 담이 들어 선발을 긴급히 대체선발 이승현으로 교체됐다. 그런데 하루 만에 증세가 호전돼 KIA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경기를 마친 뒤 선발 예고는 페덱이 아닌 장찬희였다. 덕분에 광주에서 삼성을 상대하는 KIA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박현진 전문기자
2026-10-07 B7면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