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심장 달고 온 ‘GV80’… 한 번 주유로 서울 ~ 부산 왕복

하종훈 기자
수정 2026-10-07 00:22
입력 2026-10-07 00:22
제네시스 첫 하이브리드 출시
최고 352마력·복합연비 12㎞/ℓ최대 912㎞ 주행·연비 29% 향상
전동화 속도 천차만별 세계시장
충전부담 큰 곳의 수요에도 대응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1회 주유로 최대 약 912㎞를 달릴 수 있는 브랜드 첫 하이브리드 모델 ‘GV80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전기차 중심이던 전동화 전략에 하이브리드를 더해 국가별로 엇갈리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고, 글로벌 판매 확대를 노리는 승부수다.
제네시스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GV80 하이브리드를 6일부터 판매한다고 이날 밝혔다. 2.5ℓ 터보 엔진에 두 개의 모터를 결합한 후륜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최고출력 352마력을 낸다. 복합연비는 19인치 2륜구동 5인승 기준 12㎞/ℓ다. 기존 2.5 터보보다 출력은 약 16%, 연비는 약 29% 높아졌다.
복합연비에 연료탱크 용량(76ℓ)을 곱한 주행거리는 912㎞다. 서울~부산 거리(약 420㎞)를 한 번 주유로 왕복하고도 남는다.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연료탱크는 4ℓ 작지만 계산상 약 170㎞를 더 달린다.
높은 출력과 긴 주행거리를 함께 확보한 점도 특징이다. 출력이 비슷한 렉서스 RX 500h(371마력)는 복합연비가 10.0㎞/ℓ이고, 연료탱크 65ℓ를 적용해 단순 계산하면 약 650㎞ 수준이다. 다만 GV80은 2륜구동, RX는 사륜구동 기준이고 연료탱크 크기도 달라 동일 조건의 비교는 아니다.
현대차그룹 제공
가격은 개별소비세 5% 기준 7680만원으로, 같은 날 출시된 2027년형 GV80 가솔린 시작가보다 695만원(약 10%) 비싸다. 성능과 정숙성도 높였다. 출발 직후 시속 약 30㎞에 도달할 때까지 전기차(EV) 모드를 적극 활용하는 등 모터 주행 영역을 넓혀 엔진 진동과 소음을 줄인 결과다. 이시혁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전무는 전기차 수준의 정숙성을 구현했다며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출시는 제네시스의 수정된 전동화 전략이 실제 제품으로 구현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제네시스는 2021년 당시에는 2025년부터 내놓는 모든 신차를 배터리·수소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까지 선택지를 넓혔다. 전기차 충전 부담 등을 느끼는 고객까지 흡수해 판매 기반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도 이런 변화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신차 시장에서 일반 하이브리드 비중은 역대 최고인 16%를 기록한 반면 배터리 전기차는 전년 동기 7%에서 6%로 낮아졌다. 미국 럭셔리차 시장의 배터리 전기차 비중도 22%에서 14%로 떨어졌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집계에서도 올해 1~8월 유럽연합(EU) 신차 가운데 하이브리드가 36.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배터리 전기차도 21.7%로 확대됐다. 시장마다 전동화 속도가 달라지면서 여러 동력계를 갖추는 전략의 중요성이 커진 셈이다.
제네시스 하이브리드의 성과는 미국 시장이 결정할 전망이다. 지난해 제네시스의 글로벌 판매량(22만 1482대) 중 미국이 8만 2331대로 약 37%를 차지했다. GV80은 미국에서 2만 3799대가 팔렸다. 제네시스는 2030년 글로벌 판매 35만대, 40개 이상의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 초에는 총 주행거리 640마일(약 1030㎞) 이상을 목표로 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 SUV도 투입할 예정이다. GV80 하이브리드는 전기차의 충전 부담을 느끼면서도 성능과 효율을 원하는 고객까지 끌어들여 글로벌 판매 기반을 넓히기 위한 첫 카드인 셈이다.
하종훈 기자
2026-10-07 B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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